성장&일잘러30대부터 스킬 말고 인사이트를 갖춰야 하는 이유

이복연

1.

영업, 마케팅, 구매 등 기업 실무자들을 상대로 강연하다보면 '당장 일이랑 전혀 상관도 없는걸 왜 듣고 있나'하는 눈빛을 볼 때가 많다.

솔직히 이해는 된다. 데드라인이 내일 모레인데 상세 페이지는 또 갈아 엎으라지, 거래처에서는 클레임 오지, 팀원이 실수한거 뒤치다꺼리도 해야하고 바빠 죽겠는데 말이지. 산업이 어떻고 차별적 경쟁력이 어떻고 신사업 전략이 어떻고 하는게 공자님 얘기처럼 들릴만 하다.

당장 업무에 도움되는 스킬이 가장 효과적인게 사실이다. 하지만 직장생활 10년차가 넘어가고 하나의 브랜드, 사업부를 운영하게 되면 이런 태도는 심각한 문제를 유발한다.


2.

우선은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이 안 먹힐 가능성이 크다.

눈앞의 업무와 그걸 효율적으로 해낼 스킬에만 집중하는 동안 산업과 경쟁의 문법이 달라졌다. 듣도 보도 못한 업체가 경쟁사로 등장해서 우리 점유율을 빼앗아가는가 하면, 주력 거래처가 휘청거리는 바람에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등등 새로운 상황이 벌어진다.

공기업이나 기관같이 매년 같은 시기에 정해진 일을 처리하면 되는 극소수의 회사를 제외하면,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터지고 거기 대응하는 역량이 없는 는 사람, 특히 중간 관리자를 비롯한 리더는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제서야 서점에서 경영 전략이나 트렌드 책 사고 HBR 구독하고 해봤자 그때 뿐이다. 훌륭한 내용인거 알겠지만 그래서 내 비즈니스에 어떻게 적용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는 동안에도 시간은 가고 어찌어찌 겨우 작년 수준 실적은 맞췄다. 하지만 기업 시무식은 항상 '위기 경영'과 '혁신'을 강조하지 않나. 결국 올해 목표는 '각 사업부별 매출 30% 추가 성장'이다.

국내 기업 중 상당수가 Top Line (전체 매출) 성장이 안되는 이유가 있다. 큰 그림에 관해 그다지 생각해본 적이 없으며, 이에 관한 조언을 들어도 '바빠 죽겠구만' 혹은 '우리같이 작은 회사랑 애플이 상관이야'하는 관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3.

나와 내 회사가 가야할 방향은 누구도 대신 정해주지 않는다. 지금이야 나와 상관없는 얘기 같겠지만 직장생활 연차가 쌓이면 결국 누구나 한 번은 작게나마 사업부를 책임지게 된다. 그게 아니라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처음 부딪히는 벽이 바로 이 '큰 그림'이다.

듣자마자 이해가 되는 명확한 방법론, 당장 눈앞의 업무 처리에 도움이 되는 스킬들을 참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건 주니어들의 영역이지 연차가 쌓인 사람들이 머물 곳은 아니다.

본인이 30대, 특히 중반 이상이라면 더 이상 쉬운 공부만 하지 말자. 가끔은 내가 속한 산업과 조직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를 고민해보자.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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