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은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해도 뜨기 전에 일어나서 영어공부, 러닝, 헬스에 퇴근하고서도 각종 강연이나 모임에 참석합니다. 주말 아침에는 사람들과 근처 산을 오르고 오후에는 인스타용 핫플을 돌며 블로그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죠.
이렇게 도장깨기 하듯 쉴 틈 없이 움직이면 왠지 뿌듯합니다.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만족, 그리고 배우고 성장했다는 기분이 들죠. 그냥 인생이 아니라 '갓생(God과 '인생'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인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이라는 말도 이런 뿌듯함이 반영된 워딩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바쁘게 살면 성장하는 걸까요?
1. 갓생의 심리학적 동기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현대인의 심리, 특히 불안이나 무력감에 관해 깊이 연구했습니다.
프롬의 연구에 따르면 무력감이란 '자신이 거대한 사회 속 일개 톱니바퀴에 불과하며, 개인의 힘으로는 어떤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좌절'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력감을 잊기 위해 인간이 하는 대표적인 행동이 바로 '분주함'이라고 합니다.
바쁘게 살면 부정적인 생각을 할 틈이 없습니다. 내가 이렇게 부지런한데, 이마이 많은 활동을 하는데 무력한 인간일 리가 없다고. 나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쁨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 주변에서 그저 바쁘게 뛰어다닐 뿐, 정작 눈 앞의 현실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런 바쁜 활동들,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끝나고 혼자 남을 때면 더욱 우울하고 공허해질 뿐이죠.
이런 세태에는 사회적 원인도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가치와 경제적 능력을 동일시하는 세태가 바로 그것인데,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더욱 노골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에리히 프롬의 진단에 따르자면 부자되기부터 자기계발, 미라클모닝, 갓생같은 열풍의 기저에는 불안과 무력감이라는 심리적 기제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2. 맥락과 깊이의 중요성
물론 모든 바쁨의 동기가 불안인 것은 아닙니다. 불안에 의한 바쁨이란 새벽에는 경제신문 인증하고 저녁에는 와인 모임 갔다가 주말에는 코딩 공부 하는 것과 같이 맥락이 전혀 이어지지 않는 경우를 뜻합니다.
한 방향에서 깊이 있는 노력을 하느라 바쁜 경우, 그 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이 촘촘하게 엮여서 탄탄한 역량이 형성됩니다. 정서적으로도 취약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래알 같은 활동으로 바쁜건 그저 휘발성의 배움과 만족감만 있을 뿐, 시간이 지날수록 공허해질 뿐입니다.
내 관심사와 재능, 그리고 동기에 관한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한 부지런함은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하지만 트렌드라서, 남들도 하니까, 성공하고 싶어서, 유튜버의 추천으로, 또는 뒤쳐질까봐 바쁜건 사람을 더 지치고 불안하게 할 뿐입니다. 목 마르다고 바닷물 퍼 마시는 것과 같은 거죠.
3. 내 갓생은 과연 건강할까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은 활동을 해보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목표와 의지, 즐거움이 이끄는 몰입이어야만 합니다. 방향성 없이 동서남북으로 각각 10km 열심히 달려봤자 결국 빙글빙글 돌 뿐이니까요.
내 갓생이 건강한 갓생인지를 판단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지금까지 내가 바쁘게 했던 활동들을 쭉 적고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해보세요. 맥락이 이어진다면 자신의 목표와 의지로 하는 건강한 활동이 맞습니다.
하지만 '뭔가 많이는 했는데 왜 했는지는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다면? 그냥 바쁘기만 했던 겁니다.
회사원 D
- 7년차 직장인, 스타트업 기획자
- 주니어 시절부터 좌충우돌한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 SNS : Instagram
요즘은 바쁘게 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해도 뜨기 전에 일어나서 영어공부, 러닝, 헬스에 퇴근하고서도 각종 강연이나 모임에 참석합니다. 주말 아침에는 사람들과 근처 산을 오르고 오후에는 인스타용 핫플을 돌며 블로그나 영상 콘텐츠를 만들기도 하죠.
이렇게 도장깨기 하듯 쉴 틈 없이 움직이면 왠지 뿌듯합니다.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는 만족, 그리고 배우고 성장했다는 기분이 들죠. 그냥 인생이 아니라 '갓생(God과 '인생'의 합성어로 부지런하고 타인의 모범이 되는 삶을 뜻하는 신조어)'이라는 말도 이런 뿌듯함이 반영된 워딩 같습니다.
하지만 과연 바쁘게 살면 성장하는 걸까요?
1. 갓생의 심리학적 동기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은 현대인의 심리, 특히 불안이나 무력감에 관해 깊이 연구했습니다.
프롬의 연구에 따르면 무력감이란 '자신이 거대한 사회 속 일개 톱니바퀴에 불과하며, 개인의 힘으로는 어떤 변화도 이끌어내지 못하고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좌절'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력감을 잊기 위해 인간이 하는 대표적인 행동이 바로 '분주함'이라고 합니다.
바쁘게 살면 부정적인 생각을 할 틈이 없습니다. 내가 이렇게 부지런한데, 이마이 많은 활동을 하는데 무력한 인간일 리가 없다고. 나는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바쁨은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문제 주변에서 그저 바쁘게 뛰어다닐 뿐, 정작 눈 앞의 현실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오히려 이런 바쁜 활동들, 사람들과 함께하는 모임이 끝나고 혼자 남을 때면 더욱 우울하고 공허해질 뿐이죠.
이런 세태에는 사회적 원인도 있습니다. 바로 인간의 가치와 경제적 능력을 동일시하는 세태가 바로 그것인데,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위기가 더욱 노골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에리히 프롬의 진단에 따르자면 부자되기부터 자기계발, 미라클모닝, 갓생같은 열풍의 기저에는 불안과 무력감이라는 심리적 기제가 존재하는 셈입니다.
2. 맥락과 깊이의 중요성
물론 모든 바쁨의 동기가 불안인 것은 아닙니다. 불안에 의한 바쁨이란 새벽에는 경제신문 인증하고 저녁에는 와인 모임 갔다가 주말에는 코딩 공부 하는 것과 같이 맥락이 전혀 이어지지 않는 경우를 뜻합니다.
한 방향에서 깊이 있는 노력을 하느라 바쁜 경우, 그 과정에서 배운 지식과 경험이 촘촘하게 엮여서 탄탄한 역량이 형성됩니다. 정서적으로도 취약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모래알 같은 활동으로 바쁜건 그저 휘발성의 배움과 만족감만 있을 뿐, 시간이 지날수록 공허해질 뿐입니다.
내 관심사와 재능, 그리고 동기에 관한 깊은 성찰을 기반으로 한 부지런함은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하지만 트렌드라서, 남들도 하니까, 성공하고 싶어서, 유튜버의 추천으로, 또는 뒤쳐질까봐 바쁜건 사람을 더 지치고 불안하게 할 뿐입니다. 목 마르다고 바닷물 퍼 마시는 것과 같은 거죠.
3. 내 갓생은 과연 건강할까
다양한 경험을 쌓고 많은 활동을 해보는 것은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내 목표와 의지, 즐거움이 이끄는 몰입이어야만 합니다. 방향성 없이 동서남북으로 각각 10km 열심히 달려봤자 결국 빙글빙글 돌 뿐이니까요.
내 갓생이 건강한 갓생인지를 판단하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지금까지 내가 바쁘게 했던 활동들을 쭉 적고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해보세요. 맥락이 이어진다면 자신의 목표와 의지로 하는 건강한 활동이 맞습니다.
하지만 '뭔가 많이는 했는데 왜 했는지는 모르겠다'는 경우가 많다면? 그냥 바쁘기만 했던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