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론칭한 나영석 예능 '서진이네'를 보다가 뜬금없이 이 프로그램이 스타트업 조직 운영에 관한 인사이트를 참 많이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가가 아니라 그저 공유하는 느낌에서 가볍게 정리해보았다.
1. '리더가 누구인가'에 따라 조직의 성격은 완전히 바뀐다.
윤식당과 서진이네가 비슷한 포맷이다. 하지만 전자는 '윤여정과 아이들'같은 느낌이었고 지금은 '주식회서 서진'에 가깝다.
2. 최근 화에서 이서진은 직원들을 평가했다. 장단점 뿐만 아니라 '그 다음'을 언급한게 참 인상적이다.
정유미는 좋은 임원이지만 딱 거기까지. 그리고 박서준은 다음에 회사를 물려받을 후계자감이라는 이야기가 대표적인데, 구성원을 평가할 때는 단순히 장단점 뿐만 아니라 그래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현 상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 이후에 더 큰 롤을 맡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이나 태도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동료들의 다면 평가 등이 같이 제공된다면 더욱 좋은 평가가 될 것이다.
3.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의 행동과 태도를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야 한다.
이서진이 다른 직원들보다 덜 바빠보이겠지만 리더가 일반 직원들처럼 실무에 들들 볶인다면 조직에 관해 파악하기가 힘들다. 상황에 따라서 특정 업무를 맡을 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최대한 구성원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한다. 이건 리더의 의무다.
4. 하루를 돌아보고 리뷰하는 자리를 가진다.
'서진이네'는 하루 장사를 마치면 저녁에 같이 식사하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개선점이나 신메뉴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스타트업에서 매일 이렇게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소한 영업, 마케팅, 제품 개발을 하고 난 뒤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상황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미군에서는 이런 활동을 AAR(After Action Review)이라고 하는데, 목표나 수행 방안이 불분명한 경우 또는 팀원 개인간 숙련도 차이가 큰 경우에 매우 도움이 된다. 미군 중에서도 AAR이 가장 활발한 곳은 특수부대라고 한다.
5. 수평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의견에 대해서만 피드백한다.
리뷰 자리에서 이서진은 큰 틀에서의 문제점과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이하 직원들이 내놓는다. 그리고 이서진은 이런 아이디어에 관해 부정적으로 피드백하기 보다는 자기 생각도 추가하고 제안하면서 수평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게 중요하다. 직원들의 의견에 대해 "그거 내가 예전에 해봤는데 안돼.", "근데 그거 니가 할거야?"같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내놓으면 직원들은 입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좋은 의견인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한 측면에서 조금 더 개선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같이 오픈엔드, 개방적 제안을 주고 그렇게 모인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물론 직원의 아이디어라고 무조건 존중하라는 것은 아니다. 맥락에 안 맞거나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아이디어는 거부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때조차 사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자체에 대해서만 언급해야 한다.
6. 비어 있는 영역을 자발적으로 채운다. 리더부터.
서진이네 임직원 모두가 각자 담당하는 영역이 있다. 하지만 딱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주방장인 박서준 뿐이고, 나머지는 그릇 정리나 바닥 청소같이 정해진 담당자는 없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수행한다.
대표인 이서진도 마찬가지인데, 리더가 솔선수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gray한 영역에서 책임 미루기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7. 눈 앞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한다.
임직원들의 준비, 그리고 의지는 시장의 수요 및 성과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수요가 발생한 순간 제대로 대응해야 고객이 재방문하고 입소문이 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이 수요의 순간을 알 수 없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마인드셋을 가다듬는 것이다.
수요는 하늘의 뜻이지만 한 번 방문한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은 능력이다. 우리 제품/서비스를 고객이 한 번 쓰고 다시 찾지 않는다면 내가 사업을 정말 못하는거다.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e-mail : bokyun.lee@pathfindernet.co.kr
- SNS : Facebook
1. '리더가 누구인가'에 따라 조직의 성격은 완전히 바뀐다.
윤식당과 서진이네가 비슷한 포맷이다. 하지만 전자는 '윤여정과 아이들'같은 느낌이었고 지금은 '주식회서 서진'에 가깝다.
2. 최근 화에서 이서진은 직원들을 평가했다. 장단점 뿐만 아니라 '그 다음'을 언급한게 참 인상적이다.
정유미는 좋은 임원이지만 딱 거기까지. 그리고 박서준은 다음에 회사를 물려받을 후계자감이라는 이야기가 대표적인데, 구성원을 평가할 때는 단순히 장단점 뿐만 아니라 그래서 어떤 역할을 맡게 될 것인지를 제시해야 한다.
현 상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지금보다 더 발전하기 위해서, 이후에 더 큰 롤을 맡기 위해서 필요한 훈련이나 태도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 동료들의 다면 평가 등이 같이 제공된다면 더욱 좋은 평가가 될 것이다.
3. 제대로 된 평가를 위해서는 리더가 구성원의 행동과 태도를 가까운 곳에서 오랫동안 지켜봐야 한다.
이서진이 다른 직원들보다 덜 바빠보이겠지만 리더가 일반 직원들처럼 실무에 들들 볶인다면 조직에 관해 파악하기가 힘들다. 상황에 따라서 특정 업무를 맡을 수는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최대한 구성원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봐야 한다. 이건 리더의 의무다.
4. 하루를 돌아보고 리뷰하는 자리를 가진다.
'서진이네'는 하루 장사를 마치면 저녁에 같이 식사하면서 하루를 돌아보고 개선점이나 신메뉴에 관해 의견을 나눈다.
스타트업에서 매일 이렇게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최소한 영업, 마케팅, 제품 개발을 하고 난 뒤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상황을 돌아보고 개선점을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미군에서는 이런 활동을 AAR(After Action Review)이라고 하는데, 목표나 수행 방안이 불분명한 경우 또는 팀원 개인간 숙련도 차이가 큰 경우에 매우 도움이 된다. 미군 중에서도 AAR이 가장 활발한 곳은 특수부대라고 한다.
5. 수평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의견에 대해서만 피드백한다.
리뷰 자리에서 이서진은 큰 틀에서의 문제점과 목표만 제시할 뿐, 구체적인 아이디어는 이하 직원들이 내놓는다. 그리고 이서진은 이런 아이디어에 관해 부정적으로 피드백하기 보다는 자기 생각도 추가하고 제안하면서 수평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이게 중요하다. 직원들의 의견에 대해 "그거 내가 예전에 해봤는데 안돼.", "근데 그거 니가 할거야?"같이 부정적인 피드백을 내놓으면 직원들은 입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좋은 의견인데,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한 측면에서 조금 더 개선해보면 좋을 것 같은데?"같이 오픈엔드, 개방적 제안을 주고 그렇게 모인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물론 직원의 아이디어라고 무조건 존중하라는 것은 아니다. 맥락에 안 맞거나 도저히 현실성이 없는 아이디어는 거부해야 한다. 하지만 그럴 때조차 사람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 자체에 대해서만 언급해야 한다.
6. 비어 있는 영역을 자발적으로 채운다. 리더부터.
서진이네 임직원 모두가 각자 담당하는 영역이 있다. 하지만 딱 정해진 역할만 수행하는 것은 주방장인 박서준 뿐이고, 나머지는 그릇 정리나 바닥 청소같이 정해진 담당자는 없지만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자발적으로 수행한다.
대표인 이서진도 마찬가지인데, 리더가 솔선수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야 gray한 영역에서 책임 미루기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7. 눈 앞의 고객에게 최선을 다한다.
임직원들의 준비, 그리고 의지는 시장의 수요 및 성과와는 무관하다. 하지만 수요가 발생한 순간 제대로 대응해야 고객이 재방문하고 입소문이 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진다. 이 수요의 순간을 알 수 없기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마인드셋을 가다듬는 것이다.
수요는 하늘의 뜻이지만 한 번 방문한 고객을 다시 오게 만드는 것은 능력이다. 우리 제품/서비스를 고객이 한 번 쓰고 다시 찾지 않는다면 내가 사업을 정말 못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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