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진행한 A라운지 모임에서 다룬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았습니다. 다만 각 참가자들이 수행한 사전 과제나 기업별로 처한 상황에 대한 세부 논의는 언급하지 않았으니 참고 바랍니다.
시장 매력도를 판단한다고 하면 주로 시장 사이즈, 성장률, 진입 장벽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언뜻 설득력이 있어보이지만 실질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판단하기에는 매우 부실한 정보들이다.
시장 판단의 핵심 기준은 내가 시장이 진입했을 때 놓이게 될 '거래 구조'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Five Forces의 본질이 Buyer & Supplier power임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우리 회사가 어느 시장의 밸류 체인에 진입했을 때, 원료 공급자나 제품/서비스 구매자보다 더욱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매력도 판단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거래 상대방이 아무리 싫어도 대안이 없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회사 제품/서비스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을 판단하는게 시장 분석의 꽃이다.
예를 들어 퇴직금을 털어 동네에 치킨집을 차린다고 해보자.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교촌, BBQ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당연히 있다. 게다가 배달의 민족같은 플랫폼도 존재하는 시장이다. 우리 가게가 BBQ보다 협상력이 좋을 리는 만무하고 BBQ라고 해도 배민과 갈등이 생기면 꼬리를 내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적인 간판을 달고 가게를 내면 프랜차이즈라는 경쟁자와 배민이라는 시어머니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려야한다. 그렇다고 BBQ 지점 깃발을 달고 가게를 내면 시어머니가 둘(BBQ 본사와 배민) 생기는 셈이다.
결국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대단한 맛이나 엄청난 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은 시장 구조적 관점에서 가게 오픈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구조적으로 가능성이 없다면 진입하지 말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산업 구조가 상기와 같다면 섣불리 접근하지 말라는 뜻이다.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경쟁상황, 특히 거래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버티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거나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라는 의미다.
특히나 경제가 어려워진 요즘엔 투자받기 위해서는 실적이 있어야 하기에 매출 확보에 급급한 대표들을 많이 본다.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시장에서 견딜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간을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입에 풀칠하며 준비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의 실현이나 기술 자체에 집중해서 사업화하려고 한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해당 스타트업의 역량에 관해 필연적으로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으니, 인력 구성이나 역량이 어느 정도의 수준만 충족한다면 스타트업이 목표로하는 시장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시장 분석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가 목표로 하는 시장이 엄청 커요'라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다.
왜 수주나 플랫폼의 투자 유치 확률이 낮은지를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복연 코치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지난 월요일에 진행한 A라운지 모임에서 다룬 내용을 요약 정리해보았습니다. 다만 각 참가자들이 수행한 사전 과제나 기업별로 처한 상황에 대한 세부 논의는 언급하지 않았으니 참고 바랍니다.
시장 매력도를 판단한다고 하면 주로 시장 사이즈, 성장률, 진입 장벽 등을 기준으로 삼는다. 언뜻 설득력이 있어보이지만 실질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판단하기에는 매우 부실한 정보들이다.
시장 판단의 핵심 기준은 내가 시장이 진입했을 때 놓이게 될 '거래 구조'다.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의 Five Forces의 본질이 Buyer & Supplier power임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는데, 쉽게 말해 우리 회사가 어느 시장의 밸류 체인에 진입했을 때, 원료 공급자나 제품/서비스 구매자보다 더욱 강력한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가 시장 매력도 판단의 핵심이라는 뜻이다.
거래 상대방이 아무리 싫어도 대안이 없다면 (울며 겨자먹기로) 거래를 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 회사 제품/서비스 말고는 선택지가 없는 상황을 만들 가능성을 판단하는게 시장 분석의 꽃이다.
예를 들어 퇴직금을 털어 동네에 치킨집을 차린다고 해보자.
아무리 작은 동네라도 교촌, BBQ같은 대형 프랜차이즈는 당연히 있다. 게다가 배달의 민족같은 플랫폼도 존재하는 시장이다. 우리 가게가 BBQ보다 협상력이 좋을 리는 만무하고 BBQ라고 해도 배민과 갈등이 생기면 꼬리를 내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적인 간판을 달고 가게를 내면 프랜차이즈라는 경쟁자와 배민이라는 시어머니의 틈바구니에서 시달려야한다. 그렇다고 BBQ 지점 깃발을 달고 가게를 내면 시어머니가 둘(BBQ 본사와 배민) 생기는 셈이다.
결국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대단한 맛이나 엄청난 운영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은 시장 구조적 관점에서 가게 오픈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구조적으로 가능성이 없다면 진입하지 말라는 뜻은 결코 아니다. 산업 구조가 상기와 같다면 섣불리 접근하지 말라는 뜻이다.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경쟁상황, 특히 거래 상대방의 무리한 요구를 버티면서도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거나 충분한 자원을 확보하라는 의미다.
특히나 경제가 어려워진 요즘엔 투자받기 위해서는 실적이 있어야 하기에 매출 확보에 급급한 대표들을 많이 본다.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래도 시장에서 견딜 수 있는 최소한의 기반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간을 정부 지원 사업을 통해 입에 풀칠하며 준비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다.
스타트업은 아이디어의 실현이나 기술 자체에 집중해서 사업화하려고 한다. 반면에 투자자들은 해당 스타트업의 역량에 관해 필연적으로 반신반의할 수 밖에 없으니, 인력 구성이나 역량이 어느 정도의 수준만 충족한다면 스타트업이 목표로하는 시장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시장 분석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우리가 목표로 하는 시장이 엄청 커요'라는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다.
왜 수주나 플랫폼의 투자 유치 확률이 낮은지를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복연 코치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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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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