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대표, 혹은 기업 경영자들이 기업문화나 동기부여에 관해 착각하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봉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연봉이 높으면 채용 시장에서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존 직원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직원, 특히나 유능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바로 비전과 성장 기회의 부족 때문이지 연봉의 부족이 아니었다. 돈이 문제라면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펌에서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사례를 설명할 수가 없다.
연봉은 동종업계 평균의 80% 정도로, 그리고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보상이 충분하게 주어진다는 메시지를 지원에게 인지시키면 충분하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채용 시장에서 어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에 사이닝 보너스같은 방식으로 보완한다. 일정 근무 기간이 바인딩되고 기존 직원들과의 연봉 충돌도 피할 수 있다.
두 번째 착각은 바로 충분한 복지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노골적으로 작동하는 이슈다. 속된 말로 복지가 빵빵하면 처음에야 좋지만 몇 달 지나면 완전히 무감각해지고 당연해진다.
이런 맥락에서는 복지가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권리를 빼앗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개인별로 다르고 또 비공개인 연봉과는 달리 모든 구성원에 적용되기 때문에 조직 전체의 불만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타사와 비교할 수 없도록 독특한 복지를 만들던지, 아니면 채용 시장에서의 경쟁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 합리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계 효용이 낮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복지 좋다고 퇴사 안하는 것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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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유능한 직원은 '비전과 성장'을 찾아 떠난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회사 자체를 갈아엎지 않는 한은 퇴사를 막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이 이럴지라도 쫓아내지는 말아야 할 텐데, 조직이 먼저 걷어차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리더 개인의 믿음이나 습관을 마치 규정처럼 강요하는 것.
경영자의 철학이 기업에 반영되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은 공공기관이 아니며 특히 사기업은 대표와 임원진의 생각이 강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아니, 그래야 한다. 리더는 경영에 있어 자기 의사를 관철시켜야 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철저하게 '공식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누구나 알 수 있게 규정과 시스템으로 '외현화' 되어야 하며, 직원 모두에게 '투명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직원에게 혼란을 줄 뿐이다.
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임원이 비서에게 화를 낸다. 커피 물을 잘못 맞췄다고. 임원 개인이 정신 나간 인간이기도 하지만 조직 문화 관점에서도 몇 가지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우선 지극히 사적인 개인의 취향을 부하 직원에게 '알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비공식적인 이슈를 가지고 '화를 내도 된다'는 시그널을 조직과 구성원에게 보여주고 있다.
만약 커피 물이 정말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사내 규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상사는 커피 물을 지적하고 화를 내도 면책한다는 규정도 삽입해야 한다.
리더 입장 내가 지금 떠오르는 말과 행동을 부하 직원에게 해도 되는가 헷갈린다면 공식 규정화해도 어색하지 않은가를 생각해보면 된다. 규정으로 만들어도 이슈가 될 것 같다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회사가 직원을 사실상 쫓아내는 경우, 그러니까 '비전과 성장' 때문이 아니라 회사에 정나미 떨어져서 떠나게 만드는건 결국 상사의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생각/취향이 사실상 규정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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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리고 안정감은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
갈수록 빠르게 변하고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직원들은 업무 성과를 내는 것 만으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자기 멋대로의 원칙을, 그것도 암묵적인 규칙처럼 강요하는 경영진은 아무리 직원에게 월급과 복지를 많이 줘도 결국 직원의 엉덩이를 걷어차게 된다.
그러지 않으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개인의 취향을 친구와 가족에게만 발휘하던가, 아니면 사내 규정으로 만들던가.
이 복 연 코치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스타트업 대표, 혹은 기업 경영자들이 기업문화나 동기부여에 관해 착각하는 몇 가지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인재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봉이 높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연봉이 높으면 채용 시장에서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기존 직원을 유지하는데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직원, 특히나 유능한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이유는 바로 비전과 성장 기회의 부족 때문이지 연봉의 부족이 아니었다. 돈이 문제라면 투자은행이나 컨설팅펌에서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사례를 설명할 수가 없다.
연봉은 동종업계 평균의 80% 정도로, 그리고 성과에 따라 추가적인 보상이 충분하게 주어진다는 메시지를 지원에게 인지시키면 충분하다. 다만 이런 경우에는 채용 시장에서 어필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기에 사이닝 보너스같은 방식으로 보완한다. 일정 근무 기간이 바인딩되고 기존 직원들과의 연봉 충돌도 피할 수 있다.
두 번째 착각은 바로 충분한 복지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는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이 노골적으로 작동하는 이슈다. 속된 말로 복지가 빵빵하면 처음에야 좋지만 몇 달 지나면 완전히 무감각해지고 당연해진다.
이런 맥락에서는 복지가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권리를 빼앗기는 것처럼 느껴진다. 게다가 개인별로 다르고 또 비공개인 연봉과는 달리 모든 구성원에 적용되기 때문에 조직 전체의 불만이 급격하게 높아진다.
타사와 비교할 수 없도록 독특한 복지를 만들던지, 아니면 채용 시장에서의 경쟁사보다 조금 낮은 수준이 합리적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계 효용이 낮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 그리고 복지 좋다고 퇴사 안하는 것 아니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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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유능한 직원은 '비전과 성장'을 찾아 떠난다. 이런 이유 때문이라면 회사 자체를 갈아엎지 않는 한은 퇴사를 막는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실이 이럴지라도 쫓아내지는 말아야 할 텐데, 조직이 먼저 걷어차는 경우가 흔하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리더 개인의 믿음이나 습관을 마치 규정처럼 강요하는 것.
경영자의 철학이 기업에 반영되고 의사결정의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기업은 공공기관이 아니며 특히 사기업은 대표와 임원진의 생각이 강하게 반영될 수 밖에 없다. 아니, 그래야 한다. 리더는 경영에 있어 자기 의사를 관철시켜야 하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철저하게 '공식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누구나 알 수 있게 규정과 시스템으로 '외현화' 되어야 하며, 직원 모두에게 '투명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직원에게 혼란을 줄 뿐이다.
극단적인 사례긴 하지만 이런 상황을 가정해보자. 임원이 비서에게 화를 낸다. 커피 물을 잘못 맞췄다고. 임원 개인이 정신 나간 인간이기도 하지만 조직 문화 관점에서도 몇 가지 큰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우선 지극히 사적인 개인의 취향을 부하 직원에게 '알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비공식적인 이슈를 가지고 '화를 내도 된다'는 시그널을 조직과 구성원에게 보여주고 있다.
만약 커피 물이 정말로 중요한 문제였다면 사내 규정으로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상사는 커피 물을 지적하고 화를 내도 면책한다는 규정도 삽입해야 한다.
리더 입장 내가 지금 떠오르는 말과 행동을 부하 직원에게 해도 되는가 헷갈린다면 공식 규정화해도 어색하지 않은가를 생각해보면 된다. 규정으로 만들어도 이슈가 될 것 같다면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회사가 직원을 사실상 쫓아내는 경우, 그러니까 '비전과 성장' 때문이 아니라 회사에 정나미 떨어져서 떠나게 만드는건 결국 상사의 비공식적이고 사적인 생각/취향이 사실상 규정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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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직원들로 하여금 안정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리고 안정감은 '예측 가능성'에서 나온다.
갈수록 빠르게 변하고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직원들은 업무 성과를 내는 것 만으로도 예측하기 어려운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자기 멋대로의 원칙을, 그것도 암묵적인 규칙처럼 강요하는 경영진은 아무리 직원에게 월급과 복지를 많이 줘도 결국 직원의 엉덩이를 걷어차게 된다.
그러지 않으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개인의 취향을 친구와 가족에게만 발휘하던가, 아니면 사내 규정으로 만들던가.
이 복 연 코치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