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고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 3가지
1. 고객은 니즈를(Needs) 충족시켜 주면 지갑을 연다?
2. 고객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3. 고객은 반드시 필요해야 물건 제품과 서비스 산다?
앞서 두 번의 이야기를 통해 ‘1. 고객은 니즈를(Needs) 충족시켜 주면 지갑을 연다?’와 ‘2. 고객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한다?’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다뤘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고객의 감성적, 충동적, 혹은 심리적 구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마케팅과 사업모델의 3 뮤즈?
참고로 저는 마케팅이나 사업 전략, 사업 기획을 고민할 때 뮤즈로 삼고 항상 참고하고자 하는 것이 세 개 정도 있어요. 하나는 홈쇼핑입니다. 실시간 판매에 있어서 온라인과 모바일 어떤 채널보다도 훨씬 더 파급력이 큽니다.
한물간 유통채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 시간에 몇억에서 몇십억이 팔리는 것을 보고 있자면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시간의 제약을 두고 실시간 판매를 하다 보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메시지가 훨씬 더 자극적이고 정교해요. 20년 이상의 생방송 판매 경험이 있다 보니 노하우가 어마어마합니다.
온라인과 모바일 라이브 쇼핑도 결국 홈쇼핑 업체들이 하나둘 접수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노하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SNS의 허위, 과장 광고나 불법 광고도 홈쇼핑에서는 감히 거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아무리 자극적으로 가더라도 불법까지는 가지 않거든요. 당장 광고 카피나 메시지를 뽑고자 할 때 홈쇼핑 콘텐츠를 참고하면 아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이비 종교예요. 여태까지 인간이 만든 모든 제품, 서비스 중에 가장 완벽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가가 매우 낮고 동일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해서 활용할 수 있는데, 고객이 맹목적으로 돈을 쏟아붓게 만드니 이런 사업모델이 어디에 있어요?
마지막은 다단계 마케팅입니다. 네트워크 마케팅, 팬덤 마케팅 등 우아하게 변신하면서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고 가고 포장 열심히 하지만 기본 원리는 다단계 마케팅으로 이미 다 옛날부터 있었던 거예요. 물론 저 세 가지 뮤즈를 하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불법적 요소만 빼고서 어떻게 참고하고 조합해서 내 제품과 서비스에 혹은 사업에 활용할지를 고민해 보시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의미입니다.
필요해서 사게 만드는 게 아니라 소유를 갈망하게 만들어야 한다
출처: 현대홈쇼핑
제가 봤던 사례 중에서 가장 쇼킹한 제품 판매 사례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가장 팔기 어려운 제품과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집집마다 이미 다 있고, 워낙 습관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쓰고 있고, 현재 사용하면서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더구나 고객이 제품을 사기 위한 지불의사도 낮아서 비싸게 팔기 어렵다면 극강의 난이도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홈쇼핑계의 거상으로 과거 제게는 ‘뽀뽀뽀’ 뽀미 누나였던 왕영은 쇼호스트님의 전설적인 판매 사례를 가져왔어요. 매주 주말 2~3시간만 방송을 하면서 5년 만에 1조 매출을 달성한 걸어다니는 유통 대기업이 왕누님입니다. 사진 속 장면에서 왕누님이 뭐를 파는 것 같으세요? 예, 맞습니다. 수건을 팔고 있습니다.
“나 집에 세수수건이 없다! 타월 없다!” 하는 분 계신가요? 없으시죠? 감히 말씀드리면 저 수건을 파는 게 대부분의 다른 제품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저는 생각해요. 집집마다 다 충분히 있는 수건은 고객이 생각하는 가격 선이 얼마부터 시작하죠? 요즘은 공짜로 수건을 받을 일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는데 조금만 더 옛날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0원부터 시작할 겁니다. 수건은 돌잔치나 큰 행사 등 기념품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당장 수건 찾아보시면 수건 하단에 기념 메시지를 프린트한 게 분명히 한두 개 이상은 있으실 겁니다. 한때 수건을 돈 주고 사는 건 사실상 거의 바보 행위에 가까웠습니다. 본가에서 독립하게 되거나 결혼해서 신혼집을 차리던가 혹은 이사하는 참에 대대적으로 물건을 정리하면서 갑자기 많이 필요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건을 따로 살 일이 별로 없었어요. 수건은 그야말로 판매할 때 극한 난이도라 말할 수 있습니다.
출처: 로얄베르겐
그런데 이런 수건을 그것도 기존 수건 평균가의 거의 10배 가까운 정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왕누님은 조기 매진으로 완판시켰습니다. 홈쇼핑 판매 특성상 많은 물량을 패키지로 묶어서 가격을 정가 대비해서 절반 이하로 맞춰 놓았지만 그래도 5배 정도 되는 가격인데 말이죠. 과연 어떻게 팔았을까요?
구매 관련 부정 요인을 없애고 필요한 새로운 이유를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이전의 보통 수건보다 제품의 질이 좋은 건 사실이었어요. 결혼해서 애까지 낳으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아기를 위해서, 아기가 피부가 워낙 약하니까 수건을 좋은 걸 써야 합니다. 그러면 고급 면수건 아니면, 그 위 단계로 대나무에서 추출한 실로 만든 수건을 찾게 됩니다. 예, 맞습니다. 저 비싼 수건이 바로 그겁니다. 하지만 단지 좋다는 이유만으로 팔 수 있었을까요? 기존에 다른 이유를 제시해서 팔아온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수건을 화장실이나 욕실 인테리어 제품으로 포지셔닝해서 팔아왔습니다. 이 ‘예쁜’ 수건을 걸어놓으시면 화장실이나 욕실 분위기가 화사해진다면서 말이죠. 왕누님도 그 이야기를 중간에 언급하기는 했습니다만, 핵심적인 메시지는 아니었어요.
일단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 큰 문제점부터 잡아냅니다. 상품 기획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이 0부터 형성되고 평소 필요성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어요. 비싼 가격에 팔기가 너무너무 어려운 제품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물건을 살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면서 가격 민감도를 낮춰줘야 합니다.
왕누님은 처음에 방송 시작하자마자 5분 동안 수건 이야기 한마디도 안 합니다. 소위 제품 얘기를 안 했어요. 홈쇼핑을 판매 채널이나 홍보 매체로 운영해 보셨거나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홈쇼핑에서 5분 동안 제품 얘기 안 하면 그건 방송 사고예요. 끊임없이 구매 욕구를 자극해서 팔아야 하는데 제품 이야기를 안 하다니 말이죠. 시간당 돈인 홈쇼핑 생방송에서! 대신 5분 동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화장품 이야기를 했어요. 그것도 프리미엄급 럭셔리 화장품 이야기밖에 안 했습니다. 그런 화장품 중 최저가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면서도 수건 패키지 가격대까지 고려해서 에스ㅌ로더 갈색병 세럼을 언급했습니다. 와이프가 남편 출장 갈 때 면세점에서 사오라고 부탁해서 남자들도 웬만해서 다 안다는 바로 그 제품입니다. 종종 100만 원 전후의 라프레ㅇ까지 언급하기는 했지만, 세럼 한 병당 15만 원에서 30만 원짜리 제품들만 쭉 이야기합니다. 고객들이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15만 원에서 30만 원 가격대를 떠올리도록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결정타를 날립니다. 생활 제품인 수건을 뷰티 제품으로 전환해버립니다. 피부 좋아지고 예뻐지기 위해서 그 비싸고 좋은 화장품들을 한 방울 한 방울 아껴가면서 매일매일 열심히 얼굴에 바르면서 왜 매일매일 얼굴을 오래된 수건, 싸구려 수건으로 박박 긁어 상처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안 좋은 수건으로 피부 상하게 만들고 그 위에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써봤자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말입니다. 차라리 수건을 좋은 거 쓰고 화장품 쓰는 양을 줄이면 피부가 더 좋아질 거라고 마무리합니다.
그 후 갑자기 주문수가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고객 입장에서 이제 이 수건은 집에서 쓰고 있는 수건이 수건이 아닌 것처럼 인식시켜 버리고 수건이 아니라 피부 관리를 위한 기초 뷰티 제품의 0단계가 되어 버리는 마법이 발생합니다. 고급 화장품 가격에 비하면 이 수건 패키지 가격은 훨씬 싸기 때문에 가격 민감도도 둔감해지게 되었습니다.
15만 원에 20장 준다고 하는 것은 일반 수건값으로 하면 말도 안 되는데, 고급 화장품과 비교하면 이 수건은 무지 싸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거예요. 더구나 수건은 1년 이상 쓸 수 있으니까요. 여담으로 수건의 사용 연한도 제시해서 향후 재구매할 수 있는 바탕까지 깝니다. 6개월에서 1년이면 수건은 무조건 갈아야만 하는 소모품임을 인지시키는 멘트도 날립니다.
고객은 필요한 것을 사는 게 아니라 갖고 싶은 것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할까 생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서 고객에게 어떻게 해야 필요하다고 생각할까를 고민하는 것도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의 틀을 조금만 바꿔도 현재 사업상 갖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욕구를 만들어 소유를 갈망하게 만드는 구매 상황’들을 더 다양하게 살펴보겠습니다.
당신이 고객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해와 편견 3가지
1. 고객은 니즈를(Needs) 충족시켜 주면 지갑을 연다?
2. 고객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한다?
3. 고객은 반드시 필요해야 물건 제품과 서비스 산다?
앞서 두 번의 이야기를 통해 ‘1. 고객은 니즈를(Needs) 충족시켜 주면 지갑을 연다?’와 ‘2. 고객은 합리적인 판단을 하고 능동적으로 행동한다?’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 대해 다뤘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고객의 감성적, 충동적, 혹은 심리적 구매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마케팅과 사업모델의 3 뮤즈?
참고로 저는 마케팅이나 사업 전략, 사업 기획을 고민할 때 뮤즈로 삼고 항상 참고하고자 하는 것이 세 개 정도 있어요. 하나는 홈쇼핑입니다. 실시간 판매에 있어서 온라인과 모바일 어떤 채널보다도 훨씬 더 파급력이 큽니다.
한물간 유통채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한 시간에 몇억에서 몇십억이 팔리는 것을 보고 있자면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시간의 제약을 두고 실시간 판매를 하다 보니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메시지가 훨씬 더 자극적이고 정교해요. 20년 이상의 생방송 판매 경험이 있다 보니 노하우가 어마어마합니다.
온라인과 모바일 라이브 쇼핑도 결국 홈쇼핑 업체들이 하나둘 접수하고 있는 걸 보면 그 노하우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SNS의 허위, 과장 광고나 불법 광고도 홈쇼핑에서는 감히 거의 없다고 단언할 수 있어요. 아무리 자극적으로 가더라도 불법까지는 가지 않거든요. 당장 광고 카피나 메시지를 뽑고자 할 때 홈쇼핑 콘텐츠를 참고하면 아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사이비 종교예요. 여태까지 인간이 만든 모든 제품, 서비스 중에 가장 완벽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가가 매우 낮고 동일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해서 활용할 수 있는데, 고객이 맹목적으로 돈을 쏟아붓게 만드니 이런 사업모델이 어디에 있어요?
마지막은 다단계 마케팅입니다. 네트워크 마케팅, 팬덤 마케팅 등 우아하게 변신하면서 합법과 불법 사이를 오고 가고 포장 열심히 하지만 기본 원리는 다단계 마케팅으로 이미 다 옛날부터 있었던 거예요. 물론 저 세 가지 뮤즈를 하시라는 말은 아닙니다. 불법적 요소만 빼고서 어떻게 참고하고 조합해서 내 제품과 서비스에 혹은 사업에 활용할지를 고민해 보시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의미입니다.
필요해서 사게 만드는 게 아니라 소유를 갈망하게 만들어야 한다
출처: 현대홈쇼핑
제가 봤던 사례 중에서 가장 쇼킹한 제품 판매 사례를 하나 가지고 왔습니다. 가장 팔기 어려운 제품과 서비스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집집마다 이미 다 있고, 워낙 습관적으로 사용하다 보니 평소에 무의식적으로 쓰고 있고, 현재 사용하면서 특별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더구나 고객이 제품을 사기 위한 지불의사도 낮아서 비싸게 팔기 어렵다면 극강의 난이도라 할 수 있을 겁니다.
홈쇼핑계의 거상으로 과거 제게는 ‘뽀뽀뽀’ 뽀미 누나였던 왕영은 쇼호스트님의 전설적인 판매 사례를 가져왔어요. 매주 주말 2~3시간만 방송을 하면서 5년 만에 1조 매출을 달성한 걸어다니는 유통 대기업이 왕누님입니다. 사진 속 장면에서 왕누님이 뭐를 파는 것 같으세요? 예, 맞습니다. 수건을 팔고 있습니다.
“나 집에 세수수건이 없다! 타월 없다!” 하는 분 계신가요? 없으시죠? 감히 말씀드리면 저 수건을 파는 게 대부분의 다른 제품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저는 생각해요. 집집마다 다 충분히 있는 수건은 고객이 생각하는 가격 선이 얼마부터 시작하죠? 요즘은 공짜로 수건을 받을 일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는데 조금만 더 옛날을 생각해 보면 아마도 0원부터 시작할 겁니다. 수건은 돌잔치나 큰 행사 등 기념품으로 인기가 많았습니다.
당장 수건 찾아보시면 수건 하단에 기념 메시지를 프린트한 게 분명히 한두 개 이상은 있으실 겁니다. 한때 수건을 돈 주고 사는 건 사실상 거의 바보 행위에 가까웠습니다. 본가에서 독립하게 되거나 결혼해서 신혼집을 차리던가 혹은 이사하는 참에 대대적으로 물건을 정리하면서 갑자기 많이 필요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건을 따로 살 일이 별로 없었어요. 수건은 그야말로 판매할 때 극한 난이도라 말할 수 있습니다.
출처: 로얄베르겐
그런데 이런 수건을 그것도 기존 수건 평균가의 거의 10배 가까운 정가를 가지고 있는 것을 왕누님은 조기 매진으로 완판시켰습니다. 홈쇼핑 판매 특성상 많은 물량을 패키지로 묶어서 가격을 정가 대비해서 절반 이하로 맞춰 놓았지만 그래도 5배 정도 되는 가격인데 말이죠. 과연 어떻게 팔았을까요?
구매 관련 부정 요인을 없애고 필요한 새로운 이유를 제시한다
기본적으로 이전의 보통 수건보다 제품의 질이 좋은 건 사실이었어요. 결혼해서 애까지 낳으신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아기를 위해서, 아기가 피부가 워낙 약하니까 수건을 좋은 걸 써야 합니다. 그러면 고급 면수건 아니면, 그 위 단계로 대나무에서 추출한 실로 만든 수건을 찾게 됩니다. 예, 맞습니다. 저 비싼 수건이 바로 그겁니다. 하지만 단지 좋다는 이유만으로 팔 수 있었을까요? 기존에 다른 이유를 제시해서 팔아온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수건을 화장실이나 욕실 인테리어 제품으로 포지셔닝해서 팔아왔습니다. 이 ‘예쁜’ 수건을 걸어놓으시면 화장실이나 욕실 분위기가 화사해진다면서 말이죠. 왕누님도 그 이야기를 중간에 언급하기는 했습니다만, 핵심적인 메시지는 아니었어요.
일단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 큰 문제점부터 잡아냅니다. 상품 기획하는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이 0부터 형성되고 평소 필요성을 의식하지 못한다는 점이었어요. 비싼 가격에 팔기가 너무너무 어려운 제품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에요. 그럼 어떻게 해야 하죠? 물건을 살 수 있는 이유를 만들어주면서 가격 민감도를 낮춰줘야 합니다.
왕누님은 처음에 방송 시작하자마자 5분 동안 수건 이야기 한마디도 안 합니다. 소위 제품 얘기를 안 했어요. 홈쇼핑을 판매 채널이나 홍보 매체로 운영해 보셨거나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홈쇼핑에서 5분 동안 제품 얘기 안 하면 그건 방송 사고예요. 끊임없이 구매 욕구를 자극해서 팔아야 하는데 제품 이야기를 안 하다니 말이죠. 시간당 돈인 홈쇼핑 생방송에서! 대신 5분 동안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화장품 이야기를 했어요. 그것도 프리미엄급 럭셔리 화장품 이야기밖에 안 했습니다. 그런 화장품 중 최저가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면서도 수건 패키지 가격대까지 고려해서 에스ㅌ로더 갈색병 세럼을 언급했습니다. 와이프가 남편 출장 갈 때 면세점에서 사오라고 부탁해서 남자들도 웬만해서 다 안다는 바로 그 제품입니다. 종종 100만 원 전후의 라프레ㅇ까지 언급하기는 했지만, 세럼 한 병당 15만 원에서 30만 원짜리 제품들만 쭉 이야기합니다. 고객들이 무의식적으로 머릿속에 15만 원에서 30만 원 가격대를 떠올리도록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결정타를 날립니다. 생활 제품인 수건을 뷰티 제품으로 전환해버립니다. 피부 좋아지고 예뻐지기 위해서 그 비싸고 좋은 화장품들을 한 방울 한 방울 아껴가면서 매일매일 열심히 얼굴에 바르면서 왜 매일매일 얼굴을 오래된 수건, 싸구려 수건으로 박박 긁어 상처를 내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안 좋은 수건으로 피부 상하게 만들고 그 위에 아무리 좋은 화장품을 써봤자 효과가 떨어진다면서 말입니다. 차라리 수건을 좋은 거 쓰고 화장품 쓰는 양을 줄이면 피부가 더 좋아질 거라고 마무리합니다.
그 후 갑자기 주문수가 미친 듯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어요. 고객 입장에서 이제 이 수건은 집에서 쓰고 있는 수건이 수건이 아닌 것처럼 인식시켜 버리고 수건이 아니라 피부 관리를 위한 기초 뷰티 제품의 0단계가 되어 버리는 마법이 발생합니다. 고급 화장품 가격에 비하면 이 수건 패키지 가격은 훨씬 싸기 때문에 가격 민감도도 둔감해지게 되었습니다.
15만 원에 20장 준다고 하는 것은 일반 수건값으로 하면 말도 안 되는데, 고급 화장품과 비교하면 이 수건은 무지 싸면서도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거예요. 더구나 수건은 1년 이상 쓸 수 있으니까요. 여담으로 수건의 사용 연한도 제시해서 향후 재구매할 수 있는 바탕까지 깝니다. 6개월에서 1년이면 수건은 무조건 갈아야만 하는 소모품임을 인지시키는 멘트도 날립니다.
고객은 필요한 것을 사는 게 아니라 갖고 싶은 것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무엇을 필요로 할까 생각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서 고객에게 어떻게 해야 필요하다고 생각할까를 고민하는 것도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의 틀을 조금만 바꿔도 현재 사업상 갖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음에는 ‘욕구를 만들어 소유를 갈망하게 만드는 구매 상황’들을 더 다양하게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