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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예능에서 배우는 스타트업 전략] 3.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는 법


1. 장사 천재 VS 한식 천재


'장사천재 백사장'을 보다 보면 이 프로그램의 목표가 보인다.

보통 이런 프로그램의 목표는 '한식의 세계화'다. 머리 노란 애들한테 묵은지를 먹이고 '우리 것이 최고여'를 외치는. 하지만 '장사천재 백사장'은 '낯선 곳에서의 장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메뉴 준비부터 식당 운영은 철저히 현지 상황에 맞춰서 임기응변으로 진행된다. 아니, 애초에 어디서 장사를 시작할지도 공항에 와서야 공개한다. '장사 천재'로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가 포인트라는 반증이다.

출연진이 한국인이니 어쩔 수 없이 '한식'을 중심으로 진행은 되지만 무게중심은 장사 그 자체인 셈이고 이는 식당 운영의 성과를 오로지 매출에 두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이 회사라면 비전과 미션은 '장사해서 많이 팔아라'인 것이다.

백종원씨는 이런 비전을 운영에 충실히 반영한다. 오리지널 한식을 알리는 것보다는 한식에 기반하되 현지인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고 무엇보다 회전율이 나오는 메뉴를 선호한다. 한국식 다방 커피를 메뉴에 넣었다가 회전율이 떨어지는 원인이 되자 바로 삭제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만약 프로그램 제목이 '한식천재 백사장'이었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젓갈이나 장류같은 재료들을 공수해가서 클래식한 한식류를 만들었을 것이고 보다 적은 고객에게 한식에 관한 호의적인 반응을 얻는 데 집중했을 것이다. 매출보다는 한식 홍보가 중심이 되었을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의 콘셉트에 대해 적는 것은 이것이 회사의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는 방식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2. 미션 및 비전 공유의 현실


아직 경험이 적은 젊은 창업가들은 직원들과 미션과 비전을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하지만 직원은 눈 앞의 문제를 해결하고 급여를 받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미션과 비전같은 거시적인 요소를 생각하라고 요구하려면 직원 이상의 대우, 그러니까 창업멤버로 받아들여서 지분을 주던지 최소 스톡옵션은 지급해야 한다.

수평적인, 함께 만들어가는 조직문화를 위해 같이 얘기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각자의 영역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인 조직이 아닌 이상은 미션과 비전은 본질적으로 탑다운이어야 한다. 다른 사안들이야 오픈해서 함께 논의할 수 있지만 조직의 근본적인 목표와 방향성은 결국 창업가가 제시해야 하는 것이다.

반면에 경험이 있는 창업가들은 미션과 비전을 결정하기는 하지만 그것을 조직에 내재화시키는데 애를 먹는다. 대기업들이 하는 것처럼 사무실과 엘리베이터에 플래카드 붙이고 홍보 영상 만드는 등의 노출을 통해 직원들에게 공유하려고 하지만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3.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는 방법


제작진으로부터 프로그램의 콘셉트, 즉 '장사 실적이 우선이다'라는 메시지를 받은 백종원씨는 이걸 표어로 만들어서 주방에 붙여놓지 않는다.

대신에 직원이 일일이 가서 응대하지 않도록 음식에 대한 설명을 가게 앞에 적어놓는가 하면 먹는 법도 동영상으로 만들어놓는다. 손님들의 평이 좋았던 다방커피도 회전율에 도움이 안된다고 빼버림으로써 직원들에게 '매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직접 보여준다.

동시에 직원들에게 재료 준비, 홀 서빙, 설거지 등 업무 과정에서 동선을 줄이고 효율화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알여줌으로써 매출을 올릴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일상적인 모습들과 작은 의사 결정에서 목표에 맞는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을 납득시키고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John Kotter 교수는 HBR에 기고한 'What effective general managers really do'  아티클에서 대표의 작고, 사소하며, 일상적인 행동과 말과 태도의 중요성과 직원들이 이를 통해 무엇을 배우고 깨닫고 변화하는지를 잘 설명하고 있다.  


스타트업이건 대기업이건 결국 조직의 방향성은 대표가 결정해야 한다. 수평적이고 열린 조직이란 큰 방향성을 실천하고 체화하는 방법에 관해 솔직하게 소통할 수 있는 조직을 뜻한다. 다방 커피로 인해 홀 회전율이 낮아진 것을 발견한 존박이 메뉴에서 뺄 것을 제의했을 때 백종원씨가 흔쾌히 동의한 것이 바로 '수평조직'의 전형이다. 정해야 할 것 안 정하고 직원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다.

결정된 미션과 비전은 경영자가 일상 속에서 반복적으로 솔선수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조직에 스며들 수 있다. 표어 붙이는게 아니라.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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