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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성장전략[스타트업 서바이벌 가이드] ③ 위기 탈출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


기업과 위기는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삼성전자같은 초거대 기업도 매년 '위기경영'을 강조한다. 한 때 세계를 지배했던 노키아도 “Nokia, Our platform is burning” 이라는 비참한 고백 후에 무대에서 굴러떨어졌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글로벌 기업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 스타트업인 우리는 더욱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부터 해야 할까?


1. 무엇이 위기인가?


시리즈 C 이후의 스타트업은 시장에 자리도 잡고 매출도 상당해서 존재감이 있다. 매출이 아니더라도 R&D에서 괜찮은 성과가 있는 경우도 많아서 나중을 기약할 수만 있다면 위기가 아닐 수도 있다. 브릿지같은 SOS 펀딩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매각을 시도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물론 밸류는 무너지는지라 투자자는 머리가 아프고 창업자에게도 만족할만한 엑싯은 아닐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 가치와 비전, 제품과 기술은 살아있으니 나쁘지 않다.

하지만 시리즈 B 이하의 기업들은 사정이 다르다. 여차하는 순간에 공중분해된다. '여차하는 순간'의 핵심은 결국 현금이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게는 18~24개월 정도의 여유 자금이 건강한 런웨이 수준이다. 매출과 이익만으로 런웨이를 늘려나간다면 대단한 기업이고 커다란 위기는 겪지 않을 것이다. 있다고 해도 자력으로 돌파가 가능하니 말이다. 하지만 매출로 버틸 수가 없는 상황에서 런웨이는 잠수부에게 산소통이나 마찬가지다.

18개월을 적정 현금으로 보는 이유는 이렇다. 성과 만드는데 1년, 그리고 그 성과로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6개월이 걸린다고 보기 때문.

이 말인 즉슨, 런웨이가 1년 정도 남았다면 일단 성과는 있어야 하고 6개월 미만으로 남은 상황에서는 몇몇 투자자에게서 긍정적인 피드백이 있었어야 위기가 아닌 셈이다.

요약하자면 스타트업에게 위기는 바로 런웨이의 부족을 뜻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은 상황이라면 위기라고 봐야 한다.

  • 18개월 남았는데 다음 성장 방안이 안 보일 때
  • 12개월 남았는데 성과가 없을 때
  • 6개월 남았는데 투자자가 없거나, 투자자에게 내세울게 없을 때 

2. 위기인 것 같다고? 일단 멈춰서 생각하자. 


창업해서 외부 투자를 유치하고 열심히 일하다보면 어느 순간 '이게 맞나?'하는 생각과 위험 신호가 켜질 때가 있다. 아마 외부 투자금을 쓴 적이 없다면 별 생각이 안들 것이고. 이건  남의 돈을 쓸 때만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먼저 산수 계산을 해보자. 이렇게 해보자. 

  • 향후 2년 정도의 사업 계획에서 실제로 소요될 현금을 월별로 계산해보자.
    (이 정도 계산은 엑셀로 30분 안에 답이 나와야한다. 안나온다면 셋 중 하나. 사업 극초기이거나 시리즈 D이상 되는 복잡한 기업이거나, 혹은 일을 제대로 안하거나 )
  • 이렇게 나온 숫자를 봤을 때 대략 1년 반 이상의 현금이 남아있는가? Yes 라면 위기에 관한 런웨이 기준을 적용해보자. 
  • 1년 이상 남았다면 : '다음 1년간 어떻게 성과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자. 
  • 6개월 ~ 1년 남았다면 : '지금 하는 일은 매출을 통한 자력 운영 or 투자 유치를 위한 성과에 도움이 되는 일인가?'를 고민해보자. 
  • 6개월 이하라면 : '런웨이를 1년 이상으로 늘릴 방안은 무엇인가?'를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한다. 

딱히 위기라는 생각이 안 들어도 3~6개월에 한 번은 계산해봐야 한다. 대기업들이 1년에 한 번씩 사업계획 세우고 반기에 한 번씩 전략회의로 점검하는건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3. 결과를 임직원과 공유하자. 


스타트업 대표들 중 상당수가 회사의 재무상태, 특히 런웨이 상태를 혼자만 끌어안고 끙끙대거나 겨우 창업 멤버들에게만 공유한다.

아무래도 예민한 문제고 특히나 직원들에게 동요가 생길 수도 있다. 그리고 대표에게 회사 운영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보일 수도 있으니 이해는 간다. 하지만 무언가를 숨기는 모습이 더 자신없어 보인다.

임직원은 바보가 아니다. 회사 분위기를 통해 충분히 캐치할 수 있고 재무팀 직원 등을 통해 이런저런 얘기가 퍼지기도 한다. 지난번 글에도 썼지만 최악의 상황은 회사의 민낯에 관해 직원들이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그야말로 회사에 대한 로열티와 리더십이 붕괴하는 순간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이 타운홀 미팅을 하는게 단순히 멋있어서 하는게 아니다. 


4. 공유하기 전에 대안은 마련하자.


공유하란다고 내일 아침에 당장 하는 대표는 없을 것이다 그건 너무 미숙한 행동이니까. 경영자가 하는 말이나 행동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회사 내부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것은 이를 통해 '행동'을 촉구하는 내용이 준비되어 있다는 전제 하에서만 가능하다.  

런웨이가 18개월 이상 남아있을 때는 '비즈니스 모델' 차원, 즉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고민을 주제로 어떻게 하면 사업에서 핵심적인 요소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고 그것을 내부에서 사업화 할 것인지가 주요 이슈가 된다.

예를 들자면 B2B 회사인데 현 주력 사업이 수익성이 낮다면 이를 높이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고객 세그먼트에 들어가는 확장 계획이라던지, 아니면 R&D를 고도화하기 위한 방편이라던지, 또는 사업 모델의 변경을 통한 SaaS로의 변환같은 것들 말이다.

물론 현금이 타이트할 때도 이런 고민은 할 수 있다. 블루홀의 배틀그라운드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즉, 모 아니면 도라는 뜻이다.

현금이 1년 미만이라면 Operation측면을 중점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맞다.

가격이나 채널 정책의 조율,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제품의 개선이나 영업망 강화, 주력 고객의 인접 세그먼트의 진입, 그로스해킹을 통한 홍보나 광고 전략의 개선, 인력의 재배치 같은 것들 말이다.

R&D가 되었건 영업 실적이 되었건 혹은 제품 출시가 되었건 성과가 적어도 6개월내에 확실히 나와야 하기 때문에 단기 성과에 집중된 주제들을 생각해서 공유해야 한다.

6개월 미만이라면 런웨이를 늘리기 위한 비상 수단들에 관해 공유해야 한다. 물론 준비하던 제품/서비스가 출시되고 마케팅 잘 하면 살아날 수도 있다. 아니면 지금 진행 중인 계약만 따내면 해결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게 안 될 경우도 이야기해야 한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임직원들은 결국 다 알게 된다. 그러니 솔직하게 공유하고 의견과 동참을 구하는 것이 지혜로운 태도다. 



이전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위기상황 자체를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기 제품과 기술에 대한 과신과 예전 성공에 취한 상태로는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게 아니더라도 가능하면 3~6개월마다 한 번씩은 사업 전체의 진행 상황과 런웨이 현황, 그리고 임직원의 상태에 관해 점검해야 한다. 건강 검진과 마찬가지다.

그 결과 런웨이가 18개월 미만이라면 비즈니스 모델과 운영, 구조조정 순으로 대안을 마련하고 직원들과 공유한다. 이것이 위기 대응의 정석이다.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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