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업 전략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마이클 포터의 Five Forces일 것이다.
산업과 경쟁 상황을 분석하는 툴인 Five Forces의 기본 전제는 바로 다수 對 소수간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이익에 관한 통제권은 절대적으로 소수가 가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생산 업체는 10개인데, 구매처는 한 군데밖에 없다면 후자가 그야말로 갑이라는 것인데, 이와 같은 구조는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디어에 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1. 배민을 유니콘으로 만든 환경
배민이 뿌리내리고 성장한 배달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배달 시장은 일종의 완전경쟁시장*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엔드 유저 입장에서 보면 정보 획득에 매우 제약이 많은 시장이다. 그리고 이런 정보 비대칭은 필연적으로 Transaction cost를 발생시킨다.
*완전경쟁시장 : 다수의 생산자 및 소비자가 존재하고 재화에 관해 완전한 정보를 지니고 있으며 품질 또한 동일한,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이론상의 시장을 뜻함
Transaction cost란 가격 이외에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정보 탐색, 이동 시간 등의 비가격적 비용을 의미한다.
점심으로 짬뽕을 주문한다치면 어느 집이 맛있는지, 그집 전화번호는 무엇이고 한 그릇에 얼마인지, 배달이 가능한지, 도착은 언제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돈을 내기까지 걸리는 모든 수고가 바로 Transaction cost인 셈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배달시장은 이론적인 관점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구조가 고객의 서비스 이용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만약에 여기에 스타트업이 진입해서 성장하면 어떻게 될까? 완전경쟁시장은 과점시장이 되고 과점기업 이외의 업체들은 속된 말로 마진을 털리게 된다. 마진율의 흐름은 철저히 산업 구조를 따라가는데, 이것이 바로 Five Forces의 참된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아주 이상적인 가정일 뿐이고, 무엇이 스타트업에게 가장 좋은 전략/비즈니스 모델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배달시장같은 곳에 진입해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성이 높으리라는 점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2. 우리가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의 조건
그렇다면 '배달시장같은 곳'은 어떤 시장일까? 구체적으로는 아래 요소를 갖춘 시장으로 볼 수 있다.
- 시장 내 경쟁 강도가 완전경쟁시장과 유사한 수준이며
- 확실한 Base 산업이 존재하며
- 고객이 재화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거나 구매처를 변강하는데 상당한 Transaction cost 부담이 있는 시장
몇년 전에 그냥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던 토스를 주목한 금융사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천만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지금은 다르다. 토스는 시중 은행으로부터 천 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받아내는 공룡이다.
배민, 쿠팡, 야놀자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유니콘이 되었다. 페이스북(메타), 유튜브는 물론이고 넷플릭스 또한 동일한 전략을 취했다.
이런 방식은 특히 플랫폼이나 커머스 기업들에게 의미가 크다. 스타트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 '작은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구축'을 주장한 피터 틸의 견해 또한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초기 빌드업 과정이 생각 이상으로 험난하다는 점, 그리고 Tech 기업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이다.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과 성장에 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스타트업 창업에 가장 좋은 환경은 바로 배경이 되는 커다란 산업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산업에 지배적 플레이어가 존재해서는 안된다. 쪼개져 있어야 한다.
고객은 이러한 시장 구조로 인해 Transaction cost를 부담하는 상태다.
우리 회사가 진입한(혹은 목표로 하는) 시장은 어떤 상태인가? 고객은 Transaction cost 부담하는가? 그것은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는가? 우리 제품/서비스는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 한 번쯤은 시간을 들여 충분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e-mail : bokyun.lee@pathfindernet.co.kr
- SNS : Facebook
기업 전략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아마도 마이클 포터의 Five Forces일 것이다.
산업과 경쟁 상황을 분석하는 툴인 Five Forces의 기본 전제는 바로 다수 對 소수간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이익에 관한 통제권은 절대적으로 소수가 가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생산 업체는 10개인데, 구매처는 한 군데밖에 없다면 후자가 그야말로 갑이라는 것인데, 이와 같은 구조는 스타트업의 사업 아이디어에 관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1. 배민을 유니콘으로 만든 환경
배민이 뿌리내리고 성장한 배달 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배달 시장은 일종의 완전경쟁시장*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개별 엔드 유저 입장에서 보면 정보 획득에 매우 제약이 많은 시장이다. 그리고 이런 정보 비대칭은 필연적으로 Transaction cost를 발생시킨다.
*완전경쟁시장 : 다수의 생산자 및 소비자가 존재하고 재화에 관해 완전한 정보를 지니고 있으며 품질 또한 동일한, 진입과 탈퇴가 자유로운 이론상의 시장을 뜻함
Transaction cost란 가격 이외에 거래가 성사되기까지 수요자가 부담해야 하는 정보 탐색, 이동 시간 등의 비가격적 비용을 의미한다.
점심으로 짬뽕을 주문한다치면 어느 집이 맛있는지, 그집 전화번호는 무엇이고 한 그릇에 얼마인지, 배달이 가능한지, 도착은 언제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돈을 내기까지 걸리는 모든 수고가 바로 Transaction cost인 셈이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배달시장은 이론적인 관점에서는 완전경쟁시장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구조가 고객의 서비스 이용에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만약에 여기에 스타트업이 진입해서 성장하면 어떻게 될까? 완전경쟁시장은 과점시장이 되고 과점기업 이외의 업체들은 속된 말로 마진을 털리게 된다. 마진율의 흐름은 철저히 산업 구조를 따라가는데, 이것이 바로 Five Forces의 참된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또한 아주 이상적인 가정일 뿐이고, 무엇이 스타트업에게 가장 좋은 전략/비즈니스 모델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배달시장같은 곳에 진입해서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가능성이 높으리라는 점은 쉽게 생각할 수 있다.
2. 우리가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의 조건
그렇다면 '배달시장같은 곳'은 어떤 시장일까? 구체적으로는 아래 요소를 갖춘 시장으로 볼 수 있다.
몇년 전에 그냥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던 토스를 주목한 금융사는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천만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지금은 다르다. 토스는 시중 은행으로부터 천 억 원이 넘는 수수료를 받아내는 공룡이다.
배민, 쿠팡, 야놀자도 이와 같은 전략으로 유니콘이 되었다. 페이스북(메타), 유튜브는 물론이고 넷플릭스 또한 동일한 전략을 취했다.
이런 방식은 특히 플랫폼이나 커머스 기업들에게 의미가 크다. 스타트업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으로 '작은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 구축'을 주장한 피터 틸의 견해 또한 동일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초기 빌드업 과정이 생각 이상으로 험난하다는 점, 그리고 Tech 기업에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은 단점이다.
스타트업의 시장 진입과 성장에 관한 지금까지의 논의를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우리 회사가 진입한(혹은 목표로 하는) 시장은 어떤 상태인가? 고객은 Transaction cost 부담하는가? 그것은 어느 지점에서 발생하는가? 우리 제품/서비스는 거래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 한 번쯤은 시간을 들여 충분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