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에는 내적귀인과 외적귀인이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개인의능력과 성격, 노력에서 찾는 것이 내적귀인이고 반대로 주변 환경과 사회적 지원 여부, 양육 과정 등에 무게를 두는 것이 외적귀인이다.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쓴 '생각의 지도'에서는 내적귀인과 외적귀인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참 재미있다.
1. 내적 귀인 VS. 외적 귀인
니스벳 교수에 따르면 동양에서는 외적귀인에, 서양은 반대로 내적귀인을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비행 청소년 또는 중범죄자가 체포된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사람이 이지경까지 오게 된 이유에 관해 동양에서는 가정환경과 부모, 학창시절을 돌이켜본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 청소년이 되었고 거리 생활을 하다보니 범죄자로 전락했다는 사정이 밝혀지면 씁쓸하게 끄덕이고는 한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당사자의 평상시 성격이나 행동의 특이성에 초점을 맞춰서 원인을 찾는다.
물론 성격은 내적인 요소와 외적인 요소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된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 치우친 관점은 명백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학적 발견으로 보자면 사춘기 이전의 행동을 설명하는데는 개인의 특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조금 더 적합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춘기 이전'에 한정된 이야기이고 성인이 되고서는 어느 한쪽에 가중치를 두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 교수가 된 사이코패스
뇌신경과학 교수 제임스 팰런은 어느날 일반인의 뇌 스캔 자료를 분석하던 중에 아주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뇌를 발견하고 놀랐다. 하지만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것이 바로 자기 뇌였던 것. 조상들 중에서 살인마나 흉악범이 많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태생적인 사이코패스였던 셈이다. 하지만 팰런은 아무 사고도 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결혼도 하고 자식을 셋이나 두면서 단란하고 평범하게 살아왔다.
제임스 팰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내적귀인과 외적귀인 어느 하나만이 사람의 성격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3. 창업과 성공에 작용하는 귀인
하지만 창업과 성공에서는 내적 귀인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수백 명의 예비 창업자를 모아놓고 똑같은 교육을 하고 동일한 기회를 준다고 해도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물론 각자에게 말못할 외적인 스토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해도 개인의 자질과 노력이 환경 및 상황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다만 학벌이나 스펙은 그다지 직접적인 상관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백그라운드가 좋은 사람들은 무슨 아이템을 할지, 지원금은 어떻게 받을지, 영업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와 같은 전략에 관해 빠르게 파악했다. 하지만 실행은 다른 문제다. SKY 나와서 실패하거나 고졸이지만 성공한 CEO가 되는 것도 다 이 실행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창업과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성실성과 집요함같은 Grit, 그리고 개방성이다. 성실하고 집요하지 않다면 겨우 현상유지에 머무를 것이고 개방성이 약하면 자영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한 삶에 관해서는 내외부 요인이 5:5라고 한다면 창업과 성공에선느 아마 7:3 정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업 과정에서 1년에 1만 개의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1만 개 중에서 괜찮은 결정 2~30개만 있어도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하는데, 로또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팬데믹을 지나 경제위기 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요즘, 무엇보다 경영자 개인의 Grit과 개방성부터 돌아봐야하지 않을까?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e-mail : bokyun.lee@pathfindernet.co.kr
- SNS : Facebook
심리학에는 내적귀인과 외적귀인이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개인의능력과 성격, 노력에서 찾는 것이 내적귀인이고 반대로 주변 환경과 사회적 지원 여부, 양육 과정 등에 무게를 두는 것이 외적귀인이다.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쓴 '생각의 지도'에서는 내적귀인과 외적귀인에 대한 동서양의 차이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참 재미있다.
1. 내적 귀인 VS. 외적 귀인
니스벳 교수에 따르면 동양에서는 외적귀인에, 서양은 반대로 내적귀인을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비행 청소년 또는 중범죄자가 체포된 상황을 가정해보자.
이 사람이 이지경까지 오게 된 이유에 관해 동양에서는 가정환경과 부모, 학창시절을 돌이켜본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 청소년이 되었고 거리 생활을 하다보니 범죄자로 전락했다는 사정이 밝혀지면 씁쓸하게 끄덕이고는 한다. 하지만 서양에서는 당사자의 평상시 성격이나 행동의 특이성에 초점을 맞춰서 원인을 찾는다.
물론 성격은 내적인 요소와 외적인 요소가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된다. 그래서 어느 한쪽에 치우친 관점은 명백한 오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학적 발견으로 보자면 사춘기 이전의 행동을 설명하는데는 개인의 특성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 조금 더 적합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사춘기 이전'에 한정된 이야기이고 성인이 되고서는 어느 한쪽에 가중치를 두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 교수가 된 사이코패스
뇌신경과학 교수 제임스 팰런은 어느날 일반인의 뇌 스캔 자료를 분석하던 중에 아주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뇌를 발견하고 놀랐다. 하지만 더 충격적이었던 것은 그것이 바로 자기 뇌였던 것. 조상들 중에서 살인마나 흉악범이 많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야말로 태생적인 사이코패스였던 셈이다. 하지만 팰런은 아무 사고도 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결혼도 하고 자식을 셋이나 두면서 단란하고 평범하게 살아왔다.
제임스 팰런의 사례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내적귀인과 외적귀인 어느 하나만이 사람의 성격과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3. 창업과 성공에 작용하는 귀인
하지만 창업과 성공에서는 내적 귀인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다.
수백 명의 예비 창업자를 모아놓고 똑같은 교육을 하고 동일한 기회를 준다고 해도 성공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물론 각자에게 말못할 외적인 스토리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해도 개인의 자질과 노력이 환경 및 상황보다 강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다만 학벌이나 스펙은 그다지 직접적인 상관은 없는 것 같다.
물론 백그라운드가 좋은 사람들은 무슨 아이템을 할지, 지원금은 어떻게 받을지, 영업은 어떤 방식으로 할지와 같은 전략에 관해 빠르게 파악했다. 하지만 실행은 다른 문제다. SKY 나와서 실패하거나 고졸이지만 성공한 CEO가 되는 것도 다 이 실행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창업과 성공에 핵심적인 요소는 바로 성실성과 집요함같은 Grit, 그리고 개방성이다. 성실하고 집요하지 않다면 겨우 현상유지에 머무를 것이고 개방성이 약하면 자영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행복한 삶에 관해서는 내외부 요인이 5:5라고 한다면 창업과 성공에선느 아마 7:3 정도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운'일 것이다.
스티브 잡스는 창업 과정에서 1년에 1만 개의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1만 개 중에서 괜찮은 결정 2~30개만 있어도 성공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하는데, 로또보다는 훨씬 가능성이 큰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팬데믹을 지나 경제위기 상황에 접어들고 있는 요즘, 무엇보다 경영자 개인의 Grit과 개방성부터 돌아봐야하지 않을까?
이복연 코치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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