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거래는 당장 눈에 보이는 가격 이외에 여러 가지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된다는 이론인데, 쉽게 말해서 제품/서비스를 사는 데는 돈도 돈이지만 고르는 시간이나 에너지도 든다는 뜻이다.
대형마트는 재래 시장보다 물건값이 비싼 경우가 많다. 단순히 가격만 생각하면 시장에 가는 게 낫다. 하지만 재래 시장은 주차부터 불편하고 물건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혹시라도 교환이나 환불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골치가 굉장히 번거로워진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것.
즉, 거래비용 관점에서 생각하면 부수적인 비용( = 주차나 교환/환불 등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거래처로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상 모든 경제적 활동은 이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달해왔다. 재래시장보다 가격은 비싸도 거래비용이 낮은 마트가 각광을 받았고, 이제는 오프라인보다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더 적은 온라인이 중심이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SNS 역시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면 잠잘 시간도 없었겠지만 SNS에서는 클릭 몇 번으로 소식을 알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거래비용 관점을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면 몇 가지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하고 또 상식적으로 보였던 여러 이야기들이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도 알수가 있게 된다. 크게는 세 가지 시사점이 있다.
1. 사업을 시작할 때 진입할 영역
첫 번째 시사점은 바로 '사업을 시작할 때 거래 비용이 최대한 높은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
야놀자나 배달의 민족이 진입한 시장은 온라인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 업체에 대한 정보나 서비스 품질, 후기 등의 거래 정보를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 카카오톡 또한 문자 메시지에 건당 요금을 부과해서 돈을 벌겠다는 통신사들의 정책 덕분에(?) 불과 2년 만에 5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특히나 문자 메시지는 전송하는 것 자체로도 돈이 들었지만 일대일 대화만 가능해서 메신저 형식보다 소통이 '불편'하기도 했다. 즉, 거래 비용이 높았던 셈이다.
게다가 메신저라고 해도 당시 존재했던 네**온, 지* 같은 서비스들은 모두 이메일 기반이었지만 카카오톡은 전화번호 기반이라 접근성 또한 월등히 좋았다.
스타트업이 제품/서비스를 검증하는 방법론 중 하나인 MVP 테스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시장에 거래비용이 존재하고, 우리 제품/서비스가 이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인 셈이다.
2. 니치 시장에서의 독점력 형성 방안
두 번째는 스타트업은 초기에 비록 소수의 고객일지라도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거래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콘텐츠 제작사라면 우리 회사가 아니고서는 이 정도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이라면 우리와 거래하지 않으면 장사에 지장이 발생하게 할 수 있을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에는 우리 브랜드만 보고도 맛과 가격을 예상하게 만들어서, 고객이 실망하거나 당혹해할 확률을 낮춰야 한다. 즉, 프랜차이즈 역시 거래비용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것이고 이것을 확대한 것이 바로 O2O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 다른 곳에서는 내 포스팅을 보고 이만큼이나 반응해줄 곳을 찾기 어렵다. 만약 새로운 SNS에서 동일한 수준의 도달이나 리액션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동에 따른 에너지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를 전환 비용 Switching Cost 이라고 한다.)
비록 소수의 고객일지라도 그들이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전환 비용이 크게 발생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피터 틸이 제로 투 원(Zero to one)에서 이야기한 '니치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된다. 내가 스타트업을 코칭하면서 특히나 초기 스타트업에게 제품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자주 조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시장 진입 방안과 전환비용의 발생
경영학에는 '거래비용(Transaction Cost)'이라는 개념이 있다.
모든 거래는 당장 눈에 보이는 가격 이외에 여러 가지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된다는 이론인데, 쉽게 말해서 제품/서비스를 사는 데는 돈도 돈이지만 고르는 시간이나 에너지도 든다는 뜻이다.
대형마트는 재래 시장보다 물건값이 비싼 경우가 많다. 단순히 가격만 생각하면 시장에 가는 게 낫다. 하지만 재래 시장은 주차부터 불편하고 물건을 찾기도 어려울뿐더러, 혹시라도 교환이나 환불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골치가 굉장히 번거로워진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것.
즉, 거래비용 관점에서 생각하면 부수적인 비용( = 주차나 교환/환불 등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 노력)을 절약할 수 있는 대형마트를 거래처로 선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세상 모든 경제적 활동은 이 거래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달해왔다. 재래시장보다 가격은 비싸도 거래비용이 낮은 마트가 각광을 받았고, 이제는 오프라인보다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더 적은 온라인이 중심이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
SNS 역시 마찬가지다. 오프라인에서 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면 잠잘 시간도 없었겠지만 SNS에서는 클릭 몇 번으로 소식을 알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
거래비용 관점을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에 적용하면 몇 가지 재미있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당연하고 또 상식적으로 보였던 여러 이야기들이 왜 그런 결론이 나왔는지도 알수가 있게 된다. 크게는 세 가지 시사점이 있다.
1. 사업을 시작할 때 진입할 영역
첫 번째 시사점은 바로 '사업을 시작할 때 거래 비용이 최대한 높은 영역으로 진입하는 것이 좋다'는 것.
야놀자나 배달의 민족이 진입한 시장은 온라인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 업체에 대한 정보나 서비스 품질, 후기 등의 거래 정보를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 카카오톡 또한 문자 메시지에 건당 요금을 부과해서 돈을 벌겠다는 통신사들의 정책 덕분에(?) 불과 2년 만에 5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했다.
특히나 문자 메시지는 전송하는 것 자체로도 돈이 들었지만 일대일 대화만 가능해서 메신저 형식보다 소통이 '불편'하기도 했다. 즉, 거래 비용이 높았던 셈이다.
게다가 메신저라고 해도 당시 존재했던 네**온, 지* 같은 서비스들은 모두 이메일 기반이었지만 카카오톡은 전화번호 기반이라 접근성 또한 월등히 좋았다.
스타트업이 제품/서비스를 검증하는 방법론 중 하나인 MVP 테스트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시장에 거래비용이 존재하고, 우리 제품/서비스가 이 거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인 셈이다.
2. 니치 시장에서의 독점력 형성 방안
두 번째는 스타트업은 초기에 비록 소수의 고객일지라도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거래 비용이 많이 발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안'을 찾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다.
콘텐츠 제작사라면 우리 회사가 아니고서는 이 정도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플랫폼이라면 우리와 거래하지 않으면 장사에 지장이 발생하게 할 수 있을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프랜차이즈 같은 경우에는 우리 브랜드만 보고도 맛과 가격을 예상하게 만들어서, 고객이 실망하거나 당혹해할 확률을 낮춰야 한다. 즉, 프랜차이즈 역시 거래비용을 낮추는 기능을 하는 것이고 이것을 확대한 것이 바로 O2O 플랫폼이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 다른 곳에서는 내 포스팅을 보고 이만큼이나 반응해줄 곳을 찾기 어렵다. 만약 새로운 SNS에서 동일한 수준의 도달이나 리액션을 받기 위해서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동에 따른 에너지 소모가 적지 않을 것이다. (이를 전환 비용 Switching Cost 이라고 한다.)
비록 소수의 고객일지라도 그들이 나와 거래하지 않으면 전환 비용이 크게 발생하도록 만드는 것. 이것이 바로 피터 틸이 제로 투 원(Zero to one)에서 이야기한 '니치 시장에서의 독점력'이 된다. 내가 스타트업을 코칭하면서 특히나 초기 스타트업에게 제품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자주 조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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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연 코치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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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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