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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필기구 제조사 '모나미'가 색조 화장품 *ODM/**OEM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기사에 따르면, 60년 넘게 필기구를 만들며 축적한 플라스틱 가공 기술과 색조 배합 노하우를 활용한 결정이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비롯한 IT기기 사용의 증가, 그리고 무엇보다 학령인구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모나미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모나미는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을 '플라스틱 가공 기술과 색조 배합 노하우'로 보고 신사업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과연 옳은 걸까?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제조업체는 주문자의 오더에 따라 단순 조립 생산만 담당함.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생산자 개발 방식.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에 관여하며 개발 및 생산까지 담당함.
1. 모나미가 화장품 시장을 선택한 논리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슈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선 모나미 볼펜이 잘 팔렸던 근본적인 이유다. 과연 플라스틱 품질이 좋고 색이 선명해서 잘 팔렸을까?
그리고 두 번째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도대체 왜 화장품인가'이다. 플라스틱 가공 기술, 그리고 색조 배합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라면 왜 페인트는 고려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인테리어 소품은 어떨까? 둘 다 플라스틱과 색조가 쓰이는데 말이다. 화장품 시장이 규모가 가장 크고 성장율이 좋아서일까?
모나미의 사례를 보면 국내 기업들이 신사업을 선택하는 논리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런 구조에 따르면 모나미의 결정은 지극히 '논리적'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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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논리의 함정
하지만 신사업은 논리가 다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래서 매출이 나오냐'는 것.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두 가지 이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과연 모나미가 화장품으로 고객에게 특별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 고객들이 굳이 모나미를 살 이유가 있느냐는 것.
ODM/OEM 고객사가 타겟이라면 가격 경쟁력과 제조 능력이 핵심일 것이다. 하지만 모나미가 기존 화장품 위탁 생산 업체들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두 번째는 신사업 진출 논리 자체의 문제다. (필기구) 제조업체였으니 (화장품) 제조업에 진출한다는 결정, 즉 Green field 방식이 유효한가 하는 것.
이는 곧 우리나라 기업들의 전통적인 신사업 진출 방식과 연관된다. IMF 이후 우리 기업들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은 경영자의 인사이트보다는 '논리', 특히 '잘하던 것을 잘하는' 능력의 확장에 주목했다. 즉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너지란 결국 페이퍼상의 '개념'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기업들이 시너지를 맹신하다가 새로 진입하는 시장의 업의 본질을 망각하곤 했다.
이마트의 편의점 사업, 롯데의 온라인 커머스, 나아가서는 디즈니의 OTT까지. 시너지 기반 신사업이 고전하는 케이스는 수도 없다. 과연 모나미는 어떻게 될까. 신사업 추진 논리에 관해 시사점이 있는 케이스임에는 틀림없다.
※미매뉴얼에서는 월 2회, 격주로 'C라운지'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비즈니스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 소식은 여기(클릭)를 참고해주세요:)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 e-mail : bokyun.lee@pathfindernet.co.kr
- SNS : Facebook
볼펜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필기구 제조사 '모나미'가 색조 화장품 *ODM/**OEM 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기사에 따르면, 60년 넘게 필기구를 만들며 축적한 플라스틱 가공 기술과 색조 배합 노하우를 활용한 결정이라고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비롯한 IT기기 사용의 증가, 그리고 무엇보다 학령인구가 점점 줄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모나미는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이런 맥락에서 모나미는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을 '플라스틱 가공 기술과 색조 배합 노하우'로 보고 신사업을 선택한 셈이다.
하지만 이런 결정이 과연 옳은 걸까?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 제조업체는 주문자의 오더에 따라 단순 조립 생산만 담당함.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생산자 개발 방식. 제조업체가 제품 설계에 관여하며 개발 및 생산까지 담당함.
1. 모나미가 화장품 시장을 선택한 논리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이슈를 생각해봐야 한다. 우선 모나미 볼펜이 잘 팔렸던 근본적인 이유다. 과연 플라스틱 품질이 좋고 색이 선명해서 잘 팔렸을까?
그리고 두 번째로 생각해봐야 할 부분은 '도대체 왜 화장품인가'이다. 플라스틱 가공 기술, 그리고 색조 배합 노하우가 핵심 경쟁력이라면 왜 페인트는 고려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인테리어 소품은 어떨까? 둘 다 플라스틱과 색조가 쓰이는데 말이다. 화장품 시장이 규모가 가장 크고 성장율이 좋아서일까?
모나미의 사례를 보면 국내 기업들이 신사업을 선택하는 논리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이런 구조에 따르면 모나미의 결정은 지극히 '논리적'인 셈이다.
2. 논리의 함정
하지만 신사업은 논리가 다가 아니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문제는 '그래서 매출이 나오냐'는 것.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두 가지 이슈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과연 모나미가 화장품으로 고객에게 특별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쉽게 말해서 기존 고객들이 굳이 모나미를 살 이유가 있느냐는 것.
ODM/OEM 고객사가 타겟이라면 가격 경쟁력과 제조 능력이 핵심일 것이다. 하지만 모나미가 기존 화장품 위탁 생산 업체들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두 번째는 신사업 진출 논리 자체의 문제다. (필기구) 제조업체였으니 (화장품) 제조업에 진출한다는 결정, 즉 Green field 방식이 유효한가 하는 것.
이는 곧 우리나라 기업들의 전통적인 신사업 진출 방식과 연관된다. IMF 이후 우리 기업들이 신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은 경영자의 인사이트보다는 '논리', 특히 '잘하던 것을 잘하는' 능력의 확장에 주목했다. 즉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구성했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시너지란 결국 페이퍼상의 '개념'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많은 기업들이 시너지를 맹신하다가 새로 진입하는 시장의 업의 본질을 망각하곤 했다.
이마트의 편의점 사업, 롯데의 온라인 커머스, 나아가서는 디즈니의 OTT까지. 시너지 기반 신사업이 고전하는 케이스는 수도 없다. 과연 모나미는 어떻게 될까. 신사업 추진 논리에 관해 시사점이 있는 케이스임에는 틀림없다.
※미매뉴얼에서는 월 2회, 격주로 'C라운지'라는 이름의 스타트업 비즈니스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 소식은 여기(클릭)를 참고해주세요:)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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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