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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조직관리산업 관점에서 MZ세대의 퇴사에 대처하는 법 10


MZ의 사고방식이나 근무 행태에 관한 이야기가 요즘 참 많다. 특히 MZ세대 주니어들의 이른 퇴사에 관해서는 기성세대 대부분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단순히 비난하거나 걱정할게 아니라 조금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는듯 하다. 산업, 그리고 기업문화의 변화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앞으로의 변화 방향성이나 대처 방안에 관해 짚어보고 현실적으로 한 번 생각해보자. 


1. MZ의 퇴사가 제조업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


MZ의 이른 퇴사는 제조업 기업에 경쟁력 저하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조업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닦고 기름치고 조이며 일사분란하게 목표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구성원 각자에게 일정 부분은 희생적 태도가 요구되는 산업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예의나 덕목같은게 아니라 산업의 특성에서 기인하는 일종의 '필요 역량'이라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현재 MZ세대에 속하는 구성원들의 성향은 제조업 기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며, 기성세대의 우려 또한 어느 정도 옳다고 볼 수 있다. 제조업 뿐만 아니라 노동집약적이고 숙련도가 중요한 산업도 비슷할거라 생각한다.


2. MZ세대 직장인의 지배적인 마인드 '받는 만큼만 하자'


하지만 나머지 산업에서는 양상이 좀 다르다. 산업의 경쟁력보다는 회사와 구성원간 거래관계가 변했다는 시그널이라고 보는게 더욱 적절하다.

예전에는 직원은 '회사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인식이 매우 강했다. 2000년대 초반 구직자들에게는 '가족같은 회사'라는 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는 곧 공식적인 근로계약보다는 정, 친밀함 같은 관계지향적인 측면이 더욱 중요했다는 뜻이다.

우리 팀 주니어가 일을 배우는게 더디고 부하직원의 성과가 좀 낮아도 부장이 욕은 할 지언정 징계를 준다거나 해고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평생직장이 가능했던 시절이다.

물론 아직도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MZ세대를 대표하는 마인드는 역시나 '받는 만큼만 일하자'이다. 그리고 이런 마인드를 가진 직원들을 회사에 붙잡아 둘 수 있는 방법은 연봉, 복지, 비전, 성장 가능성 뿐이다.

대기업은 물론이고 덩치 큰 스타트업이 강남 한 가운데 사무실 마련하고 재택근무도 허용하고 성과급도 빵빵하게 주는게 다 이유가 있는 셈이다. 


3. MZ세대와 기업의 관계설정 키워드 '프리랜서같이'


그렇다면 받는 만큼 일하는게 잘못된 것인가? 프리랜서에게 외주를 맡긴다고 생각해보자.

담당자는 프리랜서의 출퇴근 시간가지고 참견하지 않는다. 사무실 청소 상태를 지적하지도 않고 일 배우는 속도가 느리다고 혼내지도 않는다. 그저 업무의 목표, 일정, 데드라인, 예상 아웃풋, 중간보고 일정 등등을 세세하게 결정하고 일을 맡길 뿐이다.

회사와 MZ세대 직원들의 관계 또한 이와 유사하게 변할 것이다. 다만 이런 관점에 따르자면 아래와 같은 이슈가 발생한다.

  • 주니어의 숙련도를 높여야 하는 산업은 답이 없어진다. 
  • 인건비가 지나치게 상승한다. 
  • 적어도 프리랜서에게 일을 맡길 '담당자'는 조직에 로열티가 있어야 한다. 


4. 주니어의 숙련도를 높여야 하는 산업의 대처


안타깝지만 답이 없다.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섬유나 봉제의 전철을 밟게 될테니 말이다.

산업의 변화는 기업이 가진 역량이나 노력과는 무관하게 아주 가혹하게 일어난다. 배달을 생각해보자. 10여년 전만 해도 음식 배달은 중학교나 고등학교를 중퇴한 어린 친구들이 담당했다. 동네 중국집에서는 이들에게 급여로 겨우 생활비 정도만 줬지만 대신에 숙식도 제공하고 주방일도 가르쳤다.

하지만 요즘은 프랜차이즈에서 레시피에 맞춰 만들어진 음식을 외주 라이더 업체를 통해 배달하는 형태가 대신하고 있다.

소득과 사회 부가가치가 높아신다는 것은 바로 이런 뜻이다. 이런 식으로 높아진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했을 때, 고객이 발길을 끊는다면 그 산업은 경쟁력이 없는 것이다. 왜 제조업체들이 중국이나 동남아로 떠났고 왜 요즘 핫한 AI업체가 동영상과 목소리를 제작해주는 곳이고 배달비가 1만원에 육박하는지 잘 생각해보자. 


5. 인건비 상승에 관한 대처


상주 인력보다는 각 업무의 성격에 따라 필요 인력을 쓰면 된다. 사무실 공간을 줄이고 프리랜서와 일주일에 한 번 주변 스타벅스에서, 혹은 온라인으로 미팅하며 업무를 조율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오버헤드를 줄이면 인건비 상승분은 감당이 가능하다. 공장을 가동할 최소한의 상주 인력이 필요한 제조업이나 기계업종이 아닌 이상은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대표가 혼자 쓰기엔 너무 크고 고급진 사무실, 외제차 같은 것들 말이다. 


6. 로열티 있는 담당자 부족에 관한 대처


앞서 말한 것처럼 프로젝트 리딩 역할을 맡을 인력, 그것도 회사에 로열티가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로열티'만 따진다면 지금도 생각나는 얼굴이 몇몇 있을 것이다. 경영진이 토사구팽하지 않는 한 꾸준하게 성실하게 일할 사람을 찾자. 스펙이나 창의성이 기대만큼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조직의 근간을 이룰 중요한 인력들이므로 잘 케어하고 장기 근속을 인정해줘야 한다.

반면에 프로젝트 리딩 역량이 있는 인력은 외부에서 비싸게 데려와야 한다. 당연히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주니어를 가르쳐 성장시키는 것보다는 빠르다.

이런 인력들에게는 업무에 요구되는 사항과 아웃풋 퀄리티에 대해 명확하게 요구하자. 그리고 충족시 보상을 충분하게 지급하자. 반면에 성과를 못내면 그냥 깔끔하게 이별하면 된다.

다만 프로젝트 리딩 인력은 프리랜서와 한 가지 차이점이 있다. 바로 업무에 '후배 양성'이 포함된다는 점이다. 2~3년의 바인딩 계약하고 밀도있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드라이브를 걸자.


8. MZ의 퇴사가 그외의 산업에 미치는 영향


다만 광고나 콘텐츠, 대면서비스와 같이 능력만큼이나 투입 시간 또한 중요한 업종들이 있다. 그리고 이런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이 업무가 덜 끝났는데도 6시 땡 하면 퇴근하는 자세는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예의나 사회생활, 눈치같은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말이다.)

그리고 높은 인건비의 고급인력과 숙련도 및 성장속도 둘 다 낮은 인력의 조합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광고 및 콘텐츠 이외 분야 산업의 야근, 특히 중견기업 이상 회사 사무직의 야근은 셋 중 하나다. 해당 기업이 산업 구조상 갑-을-병..중에서 병 이하일 경우, 그리고 경영진이 멍청한 경우, 마지막으로 대표가 그냥 꼰대인 경우다.

특히나 갑 or 을 회사에서 벌어지는 만성적인 야근은 경영진의 역량 부족이고 그런 경영진을 자리에 앉힌 이사회, 대표이사 또한 마찬가지인 셈이다.

 

9. Independent but committed


MZ세대의 모토는 아무리봐도 independent 와 competitive 로 보인다. 서두에도 얘기한 것처럼 이걸 무작정 비난해서는 안된다. MZ의 특성은 인정하면서 independent but committed, 혹은 competitive but cooperative로 상황에 맞게 관점을 달리해야 한다.

옛날같이 MZ 개인에게 무조건적인 헌신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성향과 행동은 받아들이되 일에서 필요한 성과를 못 만들면 쿨하게 바이바이 하면 된다. 동시에 조직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구심점을 찾아야 한다.

MZ를 비난하며 예전 방식을 강요해봤자 꼰대소리만 들을 뿐이며 굴러가는 수레바퀴를 막으려 용쓰는 개미가 될 뿐이다.


10. 넷플릭스, 토X를 너무 찬양하지 말 것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MZ 분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이건 사실 MZ 세대에게 더 무서운 이야기일 수도 있다.

성과 외에는 관심 없는 조직에서 일해보면 고성과 조직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지 뼈져리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제 발로 나가도 남아 있는 입장에서는 마음 불편한데, 매일같이 잘려나가는 동료들을 보면 다음에는 누구 차례일지, 성과를 못내면 나는 어떻게 될지 등골이 서늘해진다.

규칙따위 1도 없다는 넷플릭스나 경력직 입사시 연봉 1.5배 올려준다는 모 국내 스타트업 같은 기업들을 너무 찬양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자유와 연봉을 보장해주는데는 다 이유가 있으니까.



 이복연 코치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 , University of Minnesota MBA
  • 한국 IBM 소프트웨어 마케팅, 삼성 SDI 마케팅 인텔리전스, 롯데 미래전략센터 수석
  • 저서
    - 초기 스타트업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30문 30답 (2022)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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