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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스타트업 컨설팅 1,000건 넘게 해보고 쓰는 2023 소비 트렌드 5

'검은 토끼의 해'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오픈 이노베이션과 스타트업 전략에 관한 컨설팅을 업으로 한지 어느덧 7년이 되간다. 어림잡아 1,000개는 넘는 기업들을 만난 것 같다. 마케터 시절도 그랬지만 이맘 때면 되면 과연 내년에는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무엇이 이슈가 될 것인지를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마침 주변에서도 내년 트렌드 얘기가 슬슬 나오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신 교수님 책부터 언론사 기사까지 내년의 키워드가 무엇인지 다루고 있다. 이들처럼 멋들어진 신조어로 딱 정의내릴 자신은 없다. 하지만 생각을 정리할 겸, 내년에 예상되는 주요 이슈들에 대해서는 간략하게 몇 가지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새로운 중장년 소비자의 등장


'중장년'이라고 하면 왠지 머리가 희끗희끗한 부장님 나잇대가 떠오르지만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중장년은 30대 후반에서 60대까지 범위가 넓다.

과거에 이들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자신의 취향과 욕구를 내려놓았었다. 하지만 요즘 중장년층은 예전처럼 '나'를 완전히 포기한 세대가 아니다. 꾸준하게 자기 관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커뮤니티와 문화생활에 참여하며 자기 취향도 놓지 않는다. 게다가 1인 가구, 비혼, 돌싱 등 예전에는 터부시되었던 것들이 인정받으면서 라이프 스타일의 다양성 또한 확대되었고 그만큼 중장년층의 의식 또한 새로워졌다.

즉, 요즘 중장년층은 '어르신'이 되는 것을 거부한다. 취향과 욕구에 더욱 열려있다. 그리고 동시에 대한민국에서 평균소득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2. 근무 형태 다양화에 관한 대응


원격근무, 프리랜서, 주 4.5일제 등 노동 형태의 변화는 예전부터 있어왔다. 느리고 제한적이었던 이런 변화는 팬데믹으로 인해 가속도가 붙었고 전 산업군으로 급격하게 확산되었다. 이제는 원격근무 경험이 없는 회사원을 찾기가 힘들 정도니까.

코로나 상황이 그나마 조금 안정된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렇게 다양화된 근무 형태에 관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일시적으로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맥락이었다면 그냥 기존에 하던 형태로 복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2년 넘게 지속된 코로나는 근무 형태에 관한 사람들의 경험과 인식을 바꿔놓았다.

예전과 똑같이 일률적인 오프라인 근무로 돌아갈 수는 없게 되었다. 다양화된 근무 형태는 기업에게 두 가지 고민을 안겨준다. 1) 내부적으로 채용과 인력 활용, 기업 문화 측면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그리고 2) 외부적으로는 제품/서비스 기획과 마케팅 측면에서 9 to 6에서 벗어나 시간 활용도가 높아진 사람들을 어떻게 고객으로 끌어들일지.

2023년에는 이런 이슈들에 관한 해답과 방향성을 마련해야 할 것 같다. 


3. 무료 서비스의 유료화


최근 몇 년간 소비자들은 무료 서비스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고객이 지불해야 할 비용을 기업들이 마케팅 목적으로 대신 내고 있었던 것에 불과하다.

지난 몇 년간 생활과 밀접한 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모바일화되면서 수 많은 기업들이 해당 시장에 진입했다. 그리고 이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승자가 되기 위해 투자금과 수익 일부를 마케팅 비용으로 공격적으로 프로모션 해왔다.

그리고 이제 몇몇 시장에서 출혈 경쟁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승자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예전처럼 고객에게 '공짜'로 퍼줄 필요가 없어졌다. 게다가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돈을 쏟아붓는 것 자체가 힘들게 되었다. 잠시나마 누렸지만 역시나 세상에 공짜는 없는 셈이다. 


4. 보수적 성향의 확대


앞으로 점점 보수적 성향이 강화되고 확산될 것 같다.

여기서 '보수적'이란 정치적인 것이 아니다. 쉽사리 모험을 하지 않고 손실을 피하는 안정 지향적인 사고방식을 뜻한다. 보통 보수적인 성향은 나이가 많을수록 강해졌지만 코로나의 여파로 시작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만큼 보수화는 세대 상관 없이 확산될 것이다.

요 몇 년간 유행하던 경제적 자유, FIRE족, 창업 및 투자 열풍은 이미 사그라들었다. 투자 성과를 바탕으로 용감하게 퇴사했던 사람들 또한 회사로 하나하나 복귀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지출 챌린지'까지 유행하기 시작했다니 내년에는 이런 성향이 더욱 확대될 것이다. 


5. 신기술들의 상업화 가능성 타진


AI, 로봇, 메타버스와 같은 기술들이 당장 내일이라도 세상을 바꿀 것처럼 시끌벅적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 일상에는 큰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우리와 무관하리라 생각했던 이 기술들이 사실은 조금씩 고객을 만나고 있었고 내년에는 본격적인 제품/서비스 형태로 등장할 것 같다.

미래 기술 개발과 활용에 관련된 트렌드는 지난 몇 년간 지속되었다. 그동안 기술적 노하우는 축적되었고 이제는 시장과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제품/서비스가 나올 시점이 되었다. 더군다나 더 이상 연구 개발 비용만 소모하기에는 경제 상황도 안 좋아져서 기술로 성과를 보여야 할 압박도 커진 상황이다.

물론 내년은 그 시작일 뿐이므로 피부에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대중에게 분명하게 인식되는 부분보다는 제품/서비스의 기저에서 고도화시키는 영역에 적용될 가능성도 크기 때문에 더욱 더 변화가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일반 고객에게 선보인다고 해도 상업화 가능성을 Tapping하는 차원일 것이므로 제한된 시장, 소수의 고객만 확인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미래 기술을 바탕으로 Product-Market-Fit을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이 모이면 결국 트렌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선은 당장 떠오르는 이슈들만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이 이슈들이 기업과 소비자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기회 될 때 또 다뤄보겠다:)



강 재 상 코치
  •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 현대카드/캐피탈 브랜드 매니저, 두산인프라코어 마케팅 파트장, 브랜드 메이저 전략 컨설팅, ST Unitas 본부장
  • 저서
    - 뉴 노멀 시대, 원격 꼰대가 되지 않는 법 (2021)
    - 당연한 게 당연하지 않습니다 (2020)
    - 일의 기본기: 일 잘하는 사람이 지키는 99가지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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