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글을 쓰겠노라 하고서 바쁜 일상에 치여 이제야 뭔가를 각 잡고 써보려고 합니다.
어느새 창업월드에 들어온지 7년차에 스스로가 저지른 실수와 주변에서 본 실수들을 모아서 '왜 망하는가'에 대해 종종 써보려고 합니다.
첫 시작은 '원리원칙을 따지면서 헌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주제를 잡았는데, 제가 요즘 가장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슈이기에 시작을 이렇게 잡아 보았습니다.
작년 여름쯤 몇 년째 알고 지낸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이 많이 남았는데 왜 칼퇴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이 회사 관련해서 5개월째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겉으로 볼 때는 몰랐습니다.
헌신적으로 일 밖에 모르는 대표님과, 건강이 나빠질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시던 유능한 공동창업자 한 분,
화려한 이력과 주변의 지지 등 조직에서 적신호가 어디서 켜지는지 알기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내막을 들춰보니 바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회사에 필요한 상황에는 계약서 상에 명시된 내용과 원리원칙을 들이대면서 업무 지시를 하지만,
회사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초과 근무와 업무분장을 벗어난 업무 지시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초과 근무에 대한 보상은 불투명하고, 특정 업무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이유를 근로자들에게 설명해 납득시키기 보다는 업무 지시만 들어가곤 합니다.
그러니 직원들은 왜 자신이 그 업무에 그렇게 급하게 투입이 돼서 갈려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고, 보상에도 납득을 못 합니다.
원리원칙, 참 좋은 말입니다.
지켜지면 별 문제 없이 일이 되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회사에서 원리원칙이 어겨지는 경우는 직원에 유리하게 어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에 유리하게 어겨지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초과 근무를 부탁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 책임감과 애사심으로 견뎌낼 것을 요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직원들이 불안감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 원래 하던 업무와 다른 도전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원리원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대표의 인망이나, 미래의 경제적 보상, 인정, 희망 등 계약서에는 명시하기 어렵지만 직원들을 움직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원리원칙이 아니라 회사가 자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뢰와 회사에 밝은 미래가 있다는 희망, 이 회사에서는 다른 데서는 하기 힘든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등이 직원들에 내적 동기부여를 일으키지요.
주변인, 팀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직원들로 하여금 한 발짝 더 나서서 자기 일 이상의 일을 해내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주 5일, 8시간 근무, 연봉 얼마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죠.
아직까지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1회차 창업가들이 n회차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창업가들이 흔히 직원을 고용할 때 하는 실수입니다.
계약서의 내용은 철두철미하게 검토하지만, 문자로 쓰이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그냥 자기가 일을 배웠던 회사에서 하던 방식대로 합니다.
그런데 보통 창업가들은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비해 커리어 백그라운드가 좋습니다.
대기업과 명문대 출신이 많고, 정작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일 해본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식으로 문서 기반, 원리원칙 기반, 권위 기반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약속할 수 있는 것들을 약속하기 힘듭니다.
높은 연봉이나 훌륭한 간판 같이 어디 가서 어깨를 으쓱일 수 있게 해주는 요인들도 없고, 좋은 복지도 만들기 어렵습니다.
직원들은 창업가들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회사에서 존중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택하지 않고 창업가와 함께 도전을 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옵니다.
아니, 꼭 그렇지는 않아도 자기 스스로만큼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기 가치를 이해해주지 않고,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를 설명해주지도 않으면서, 원리원칙을 따지는 중에 회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희생과 헌신을 요구한다면
직원에게 그것은 의미 없는 희생으로 느껴집니다.
이 회사도 내부를 들여다보니 그렇더라고요.
스타트업 답게 업무강도가 높고, 방향성이 자주 바뀌니 직원들로서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계획을 짜서 한 주 일과를 계획에 따라 소화하기 어렵고,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돌발 업무 지시, 돌발 상황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런 중에 초과 근무나 자신의 노력에 대해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진다고 느끼지도 못하고, 열심히 진행한 업무가 좋은 결과와 회사의 성장으로 이뤄지는 일은 요원합니다.
그러니 직원들은 그나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원리원칙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게 스스로를 위한 행동, 칼퇴를 하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회사에는 대규모 퇴사가 발생했고, 직원들 근로 의욕이 많이 떨어졌으며, 잡플래닛 평점은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업무 지시가 내려가면 또 이런다는 자조적 말과 함께 한숨을 푹푹 내쉬게 만드는 회사.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바뀌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는 없습니다.
스타트업은 원리원칙이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원리원칙이 뼈대를 잡고, 회사로서 최소한의 구조와 체계를 만드는 데에는 물론 필요하지만,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빠른 시도, 빠른 실패, 그를 통한 찬란한 성장에는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왜 스타트업 직원들이 스타트업처럼 일을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스타트업이 큰 헌신과 큰 노력, 과감한 도전과 피로감을 감수한 업무량을 감수할 수 있어야만 동종업계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잘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그 비즈니스만큼은 빠르게 잘 해야만 스타트업이 성공을 하는데, 그러려면 직원들로 하여금 헌신하고 끝없이 도전하고 노력할만한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처럼 일을 하기에는 우리 회사가 직원들에게 뭔가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동료가 별로거나, 상사가 별로거나 하는 이유들도 없진 않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 회사가 직원들에게는 원리원칙과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헌신할만큼 사랑스럽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만큼의 미래를 약속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마음으로 합니다.
창업가의 마음만큼 직원의 마음도 중요합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초과 성과를 내고자 노력을 하게 되고, 초과 성과를 내고자 노력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직원에게는 원리원칙과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노력과 헌신을 요구하면서 직원에게 원리원칙을 들이밀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회사를 대하는 직원은 계산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자기를 대상으로 계산을 하고 있는게 느껴지니까요.
그러니 원리원칙을 따지면서 그걸 초과하는 헌신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지 못하고 주저앉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종종 글을 쓰겠노라 하고서 바쁜 일상에 치여 이제야 뭔가를 각 잡고 써보려고 합니다.
어느새 창업월드에 들어온지 7년차에 스스로가 저지른 실수와 주변에서 본 실수들을 모아서 '왜 망하는가'에 대해 종종 써보려고 합니다.
첫 시작은 '원리원칙을 따지면서 헌신을 기대하는 것'이라고 주제를 잡았는데, 제가 요즘 가장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슈이기에 시작을 이렇게 잡아 보았습니다.
작년 여름쯤 몇 년째 알고 지낸 대표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일이 많이 남았는데 왜 칼퇴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정신 차려보니 이 회사 관련해서 5개월째 일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겉으로 볼 때는 몰랐습니다.
헌신적으로 일 밖에 모르는 대표님과, 건강이 나빠질 정도로 열심히 일을 하시던 유능한 공동창업자 한 분,
화려한 이력과 주변의 지지 등 조직에서 적신호가 어디서 켜지는지 알기 힘들었거든요.
그런데 내막을 들춰보니 바로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회사에 필요한 상황에는 계약서 상에 명시된 내용과 원리원칙을 들이대면서 업무 지시를 하지만,
회사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초과 근무와 업무분장을 벗어난 업무 지시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초과 근무에 대한 보상은 불투명하고, 특정 업무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이유를 근로자들에게 설명해 납득시키기 보다는 업무 지시만 들어가곤 합니다.
그러니 직원들은 왜 자신이 그 업무에 그렇게 급하게 투입이 돼서 갈려야 하는 이유를 이해하기 힘들고, 보상에도 납득을 못 합니다.
원리원칙, 참 좋은 말입니다.
지켜지면 별 문제 없이 일이 되는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회사에서 원리원칙이 어겨지는 경우는 직원에 유리하게 어겨지는 경우도 있지만 회사에 유리하게 어겨지기도 합니다.
일을 하다 보면 초과 근무를 부탁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 책임감과 애사심으로 견뎌낼 것을 요구해야만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직원들이 불안감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고, 원래 하던 업무와 다른 도전을 해야만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원리원칙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대표의 인망이나, 미래의 경제적 보상, 인정, 희망 등 계약서에는 명시하기 어렵지만 직원들을 움직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원리원칙이 아니라 회사가 자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신뢰와 회사에 밝은 미래가 있다는 희망, 이 회사에서는 다른 데서는 하기 힘든 것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등이 직원들에 내적 동기부여를 일으키지요.
주변인, 팀에 대한 애정과 믿음이 직원들로 하여금 한 발짝 더 나서서 자기 일 이상의 일을 해내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주 5일, 8시간 근무, 연봉 얼마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들이죠.
아직까지 한국의 스타트업들은 1회차 창업가들이 n회차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이런 창업가들이 흔히 직원을 고용할 때 하는 실수입니다.
계약서의 내용은 철두철미하게 검토하지만, 문자로 쓰이지 않은 부분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그냥 자기가 일을 배웠던 회사에서 하던 방식대로 합니다.
그런데 보통 창업가들은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 비해 커리어 백그라운드가 좋습니다.
대기업과 명문대 출신이 많고, 정작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일 해본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기업식으로 문서 기반, 원리원칙 기반, 권위 기반으로 일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스타트업은 대기업이 약속할 수 있는 것들을 약속하기 힘듭니다.
높은 연봉이나 훌륭한 간판 같이 어디 가서 어깨를 으쓱일 수 있게 해주는 요인들도 없고, 좋은 복지도 만들기 어렵습니다.
직원들은 창업가들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회사에서 존중받고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택하지 않고 창업가와 함께 도전을 하기 위해 스타트업에 옵니다.
아니, 꼭 그렇지는 않아도 자기 스스로만큼은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기 가치를 이해해주지 않고, 자기가 하는 일의 가치를 설명해주지도 않으면서, 원리원칙을 따지는 중에 회사가 필요한 경우에는 희생과 헌신을 요구한다면
직원에게 그것은 의미 없는 희생으로 느껴집니다.
이 회사도 내부를 들여다보니 그렇더라고요.
스타트업 답게 업무강도가 높고, 방향성이 자주 바뀌니 직원들로서는 혼란스럽습니다.
그리고 스스로 계획을 짜서 한 주 일과를 계획에 따라 소화하기 어렵고, 중간중간 예상치 못한 돌발 업무 지시, 돌발 상황들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런 중에 초과 근무나 자신의 노력에 대해서 충분한 보상이 이뤄진다고 느끼지도 못하고, 열심히 진행한 업무가 좋은 결과와 회사의 성장으로 이뤄지는 일은 요원합니다.
그러니 직원들은 그나마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원리원칙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하게 스스로를 위한 행동, 칼퇴를 하는 것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3개월도 채 되지 않아 회사에는 대규모 퇴사가 발생했고, 직원들 근로 의욕이 많이 떨어졌으며, 잡플래닛 평점은 바닥을 향해 떨어지고 있습니다.
업무 지시가 내려가면 또 이런다는 자조적 말과 함께 한숨을 푹푹 내쉬게 만드는 회사.
아직 끝나지는 않았지만 바뀌지 않으면 회사의 미래는 없습니다.
스타트업은 원리원칙이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원리원칙이 뼈대를 잡고, 회사로서 최소한의 구조와 체계를 만드는 데에는 물론 필요하지만,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빠른 시도, 빠른 실패, 그를 통한 찬란한 성장에는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왜 스타트업 직원들이 스타트업처럼 일을 하지 않을까요?
그것은 스타트업이 큰 헌신과 큰 노력, 과감한 도전과 피로감을 감수한 업무량을 감수할 수 있어야만 동종업계에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잘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대기업, 중견기업보다 그 비즈니스만큼은 빠르게 잘 해야만 스타트업이 성공을 하는데, 그러려면 직원들로 하여금 헌신하고 끝없이 도전하고 노력할만한 이유를 만들어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처럼 일을 하기에는 우리 회사가 직원들에게 뭔가를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겠죠.
동료가 별로거나, 상사가 별로거나 하는 이유들도 없진 않지만,
가장 큰 문제는 우리 회사가 직원들에게는 원리원칙과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고 헌신할만큼 사랑스럽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만큼의 미래를 약속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은 마음으로 합니다.
창업가의 마음만큼 직원의 마음도 중요합니다.
마음이 움직여야 초과 성과를 내고자 노력을 하게 되고, 초과 성과를 내고자 노력을 해야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직원에게는 원리원칙과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노력과 헌신을 요구하면서 직원에게 원리원칙을 들이밀면 어떻게 될까요?
그런 회사를 대하는 직원은 계산적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회사가 자기를 대상으로 계산을 하고 있는게 느껴지니까요.
그러니 원리원칙을 따지면서 그걸 초과하는 헌신을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지 못하고 주저앉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